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내년 초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후임 회장의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 회장은 임기를 약 1년3개월 남겨두고 있는데 신한금융 규정상 더 연임할 수 없다.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단은 잠재적인 회장 후보로 취급되는 만큼 이번 인사에서 차기 회장 경쟁구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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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내년 초 진행될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진 인사를 앞두고 후보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상설 운영하면서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급 인사를 결정한다”며 “한 회장을 비롯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 위원들이 내년 초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 위원들은 한동우 회장을 비롯해 고부인 산세이 대표이사, 권태은 나고야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 김석원 신용정보협회장, 이만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상경 변호사 등 6명이다.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단 12명 가운데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 이동대 제주은행장, 오세일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 설영오 신한아이타스 사장, 이원호 신한신용정보 사장 등 7명이 내년 3월에 임기를 마친다.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은 규정상 첫 임기 2년을 마친 뒤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연임 결정이 날 경우 임기가 1년 더 연장된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실적 덕분에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1~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누적 순이익을 2배 이상 늘렸다.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 이동대 제주은행장도 순이익 개선에 힘입어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일각에서 강대석 사장과 황영섭 사장의 경우 2012년 3월 취임한 뒤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해 3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어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회장이 이번에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하면서 후임 회장 후보를 염두에 둘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단은 지주사 부사장들과 함께 잠재적인 회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2017년 3월에 임기를 끝낸다. 한 회장은 1948년생으로 회장 나이를 만 70세 이하로 제한하는 신한금융 규정에 걸려 더이상 연임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회장이 신임했던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이 건강 문제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신한금융의 후계 구도가 복잡해진 상황”이라며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단의 연임이나 교체 여부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군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연말에 임원진을 대폭 물갈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올해 3월 취임 이후 사실상 첫 임원인사를 하는 만큼 친정체제 구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부행장보 이상급 임원 15명 가운데 12명이 올해 12월에 임기를 끝낸다. 특히 신한은행 부행장 5명 전원이 연말에 임기를 마친다.
임영진, 이동환, 임영석, 서현주, 윤승욱 부행장 등 5명은 모두 기본임기 2년을 마친 뒤 연임돼 추가임기 1년을 수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 행장이 부행장 인사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과 증권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임영진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과 이동환 기업투자금융(CIB)그룹 부행장은 계열사 사장단의 교체 여부에 따라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으로 승진할 후보로 꼽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