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가 제빵사업에서 이미트 등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낮추고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B2C) 비중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온라인 B2C시장에서 디저트와 케이크 제품 고급화를 앞세워 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연말연시 대목을 맞아 온라인 채널을 통한 디저트와 케이크 제품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외식부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매장 베키아에누보의 디저트 메뉴를 바탕으로 전용제품을 만들어 온라인 디저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온라인쇼핑몰 계열사 SSG닷컴은 물론 마켓컬리와 11번가 등 외부로도 고객 접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베키아에누보의 대표 품목인 냉동 치즈케이크는 오프라인 케이크 매장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지 않지만 고정 고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베이아에누보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이후 10개월 만에 매출이 317% 늘었다”며 “11월에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제품군을 7가지로 늘렸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가 온라인 판매와 전용제품 전략을 강화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빵을 구매하는 장소가 베이커리나 마트에서 편의점, 온라인몰 등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올해 1분기 마켓컬리의 베이커리 상품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 대비 707% 증가했으며 이 무렵 SSG닷컴의 베이커리 상품 판매량도 약 30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온라인 베이커리시장은 신세계푸드 이외에도 기존 제과제빵기업들과 신규 참여자들 역시 앞다퉈 뛰어 들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기존 제과제빵업계 강자인 SPC삼립은 물론 밀가루사업을 강점으로 하는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이 온라인 베이커리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제과도 한번 접었던 베이커리 브랜드 ‘기린’을 되살려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신세계푸드는 정면대결을 하기보다 디저트와 케이크 분야에서 고급화 및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과 기업 사이 거래(B2B)에서는 거래선을 계열사 밖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우선 가정간편식에서 협력하고 있는 GS리테일과 손을 잡았다.
11월부터 GS리테일에 신세계조선호텔 납품 브랜드인 블랑제리의 빵 반죽을 공급하게 됐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GS리테일과 협력이 새로운 사업은 아니지만 빵 반죽 공급을 계열사 외부로 확대하는데 의의가 있다”며 “신세계그룹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의 제빵사업은 신세계조선호텔 납품이 시작이었던 만큼 아직 이마트,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 납품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새로운 시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실적이 침체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는 2020년 상반기 매출 6121억 원, 영업손실 15억 원을 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9% 줄었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신세계푸드는 내부거래 비중이 30%에 이르는 만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부고객을 확대해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잡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올해 10월 이 같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로 송현석 당시 신세계푸드 마케팅담당을 단일대표로 선임하면서 변화를 줬다.
송 대표는 맥도날드, 피자헛, 오비맥주 등 글로벌 식음료 회사를 두루 거친 식품마케팅 전문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