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는 2020년 3분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KT&G의 실적 호조는 본업의 성장세와 더불어 백 사장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사업의 분양매출이 늘어난 영향도 컸다.
KT&G는 과거 전매기관 시절 전국에 보유한 알짜부지를 활용해 부동산사업을 하고 있다.
KT&G는 부동산사업으로 올해 3분기 매출 1138억 원, 영업이익 464억 원을 냈다. 2019년 3분기보다 매출은 44.6%, 영업이익은 23.1% 증가했다.
하지만 부동산사업과 달리 KT&G가 신사업으로 추진한 화장품과 제약사업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KT&G는 자회사 코스모코스를 통해 화장품사업을 시작한지 8년이 지났지만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코스모코스는 2019년 영업손실 66억 원, 순손실 143억 원을 냈다.
코스모코스는 판매채널이 경쟁업체보다 훨씬 부족한데다가 중국의 사드보복, 코로나19 등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이 더 악화되고 있다.
백 사장은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KT&G의 화장품사업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모코스는 화장품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주문자개발생산(ODM)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주문자개발생산을 중심으로 화장품사업을 재편하면 인건비나 판매수수료 등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코스모코스는 면세점 매장을 순차적으로 폐점하고 있고 2016년 론칭한 더마화장품 브랜드 ‘비프루브’도 올해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두 철수하는 등 이미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판매관리비 비중이 높아 수익성 악화가 심한 부문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KT&G의 제약계열사 영진약품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진약품은 코로나19로 의약품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서 올해 3분기 영업손실 5억 원, 순손실 3억 원을 냈다. 영진약품은 2019년 전체 매출의 37%를 수출을 통해 거뒀을 만큼 해외매출 비중이 높아 코로나19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KT&G 관계자는 “영진약품은 인수 뒤 매출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올해 3분기 적자를 낸 것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영진약품은 2016년 KT&G생명과학과 합병했는데 이 과정에서 부정한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일부 언론에서 제기됐다.
합병 당시 KT&G의 자회사 KT&G생명과학이 개발하던 신약 후보물질 ‘KL1333’의 가치가 부풀려졌고 그 결과, 영진약품보다 KT&G생명과학의 기업가치가 실제보다 높게 책정된 채 합병이 강행됐다는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이와 관련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KT&G는 이 부담에서 빨리 벗어나야 할 필요성도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KT&G는 홍삼과 부동산, 제약, 화장품사업의 공고화로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는데 화장품과 제약에서는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화장품과 제약부문은 조만간 사업 방향성 등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