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숙박예약앱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진하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주시하고 있다. 

공정위와 숙박사업자들은 숙박예약앱 운영기업의 ‘갑횡포’를 막기 위한 해법으로서 온라인플랫폼법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해외사업자와 역차별 문제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놀자 여기어때, 공정위 온라인플랫폼법으로 성장 막힐까 촉각 세워

▲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서 10월30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대한민국 플랫폼에 공룡이 있나요?'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숙박예약앱을 포함한 온라인플랫폼 규제에 관련해 토의하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 네이버TV 캡쳐> 


15일 공정위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한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온라인플랫폼법)' 제정안을 이르면 올해 말 국회에 상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플랫폼법은 일정 기준 이상의 플랫폼사업자가 플랫폼 입점사업자에게 보장해야 하는 법적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이 기준에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법이 의결되면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각자의 숙박예약앱 플랫폼에 입점한 숙박사업자에게 불공정 거래를 저질렀을 때 최대 1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수수료율 등의 거래조건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이런 계약조건을 바꾸려면 입점사업자에게 최소 15일 전에는 미리 알려야 한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를 비롯한 숙박예약앱 운영기업들은 이전부터 입점사업자를 대상으로 ‘갑횡포’를 부린다는 논란에 종종 휩싸여 왔다. 

데이터분석기업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숙박예약앱시장은 5월 기준으로 여기어때(57.9%)와 야놀자(34.2%)의 점유율이 전체 92.1%에 이른다. 

두 기업은 이런 숙박예약앱시장의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입점사업자에게 ‘갑횡포’를 부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한숙박업중앙회는 9월 한국법제연구원과 진행한 온라인플랫폼법 자문 간담회에서 숙박예약앱 운영기업의 수수료와 광고비 요구에 문제를 제기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숙박예약 1건당 결제금액의 10% 정도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또 수수료와 별개로 입점사업자로부터 받는 광고비가 매달 수백만 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장은 “해외 온라인 예약서비스(OTA)사업자들은 수수료를 최대 20%로 고정하는데 국내 숙박예약앱은 중소형 호텔에서 많은 광고비를 쓰도록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일부 입점사업자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혐의로 야놀자와 여기어때를 공정위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7월 두 기업 본사를 현장조사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온라인플랫폼법을 통한 규제 움직임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편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숙박사업자와 상생책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온라인플랫폼법이 국내 사업자를 제약하면 해외 숙박예약앱 운영사와 역차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박성식 야놀자 실장은 10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토론회에서 “온라인플랫폼법 적용대상에 이용자가 많은 부킹닷컴, 에어비앤비, 익스피디아 등의 해외사업자는 빠져있다”고 말했다. 

국내 숙박예약앱업계의 한 관계자는 “야놀자와 여기어때를 ‘공룡 플랫폼’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규모가 작고 수익구조도 확실하게 갖추지 못했다”며 “현재의 규제이슈는 과도기적 측면에서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