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선 TG앤컴퍼니 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한 중저가 스마트폰 ‘루나’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가야 할 길은 멀다. TG앤컴퍼니가 중저가 스마트폰 전문 브랜드로 도약하려면 루나를 이을 후속 제품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루나’ 흥행, 연내 판매량 15만 대 돌파할 듯
3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TG앤컴퍼의 중저가 스마트폰 ‘루나’가 출시 3달여 만에 판매량 12만 대를 돌파했다.
|
|
|
▲ 이홍선 TG앤컴퍼니 대표가 10월12일 기자간담회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루나'를 설명하고 있다. |
현재 흐름대로라면 연말까지 루나의 판매량은 15만 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TG앤컴퍼니와 루나의 판매를 맡은 SK텔레콤이 당초 예상한 판매량을 뛰어넘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출시한 출고가 50만 원 미만의 중저가 스마트폰 가운데 판매량이 3개월 만에 15만 대에 육박한 것은 루나가 처음이다. 루나의 출고 가격은 44만9900원이다.
이홍선 TG앤컴퍼니 대표는 루나를 시작으로 TG앤컴퍼니의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 사업을 본격화하려고 한다.
이 대표가 루나 흥행을 위해 세운 다양한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중저가폰을 상대적으로 등한시 하는 20~30대 연령층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루나의 디자인을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비슷하게 맞췄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회사 ‘폭스콘’과 손을 잡고 루나의 생산을 폭스콘에 맡겼다. 폭스콘은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전문 회사로 애플 아이폰의 생산도 맡고 있다.
SK텔레콤과 궁합도 절묘했다.
SK텔레콤은 중저가폰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루나의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기 걸그룹 AOA의 멤버인 설현씨를 기용한 TV광고를 내보낸 것이 대표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루나는 출시 3주 만에 유통망에 공급한 재고가 전량 소진돼기도 했다”며 “루나는 가격뿐 아니라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도 고객들로부터 인정받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 이홍선에 남은 과제
루나 인기에도 불구하고 이홍선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KT가 11월27일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J7'를 단독으로 내놓는 등 이통시장에서 중저가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저가폰은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인기 주기가 짧다. 이통사의 마케팅 우선순위는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
|
|
▲ TG앤컴퍼니가 기획하고 SK텔레콤이 판매를 맡은 스마트폰 '루나'의 올해 판매량이 15만 대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규모가 커졌다고 하지만 ‘틈새시장’이라는 한계가 있다”며 “TG앤컴퍼니가 중저가폰 전문 브랜드로 발돋움 하려면 루나 하나로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10월12일 기자회견에서 루나의 인기여부에 따라 후속 스마트폰의 출시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이 대표는 루나 후속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루나를 이을 후속모델 출시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TG앤컴퍼니가 중저가 스마트폰 전문 브랜드로 발돋움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며 “루나로 지핀 불을 키우려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속도를 앞당기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