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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규상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이 지난 11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금융위는 카카오뱅크·K뱅크를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선정했다. <뉴시스> |
카카오뱅크와 K뱅크 등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은 언제나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까?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들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교차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늦은 내년 하반기에 공식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우 카카오 모바일뱅크TF팀장(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은 “초기 전산시스템을 도입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 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시점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다소 늦은 내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를 발표하면서 내년 상반기 공식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사업주체들은 출범 준비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팀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의 흑자전환 시기와 관련해 “사업초기 전산 설비 투자와 정보체계 구축 등으로 인한 적자가 예상된다”면서도“출범 뒤 3년 후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K뱅크의 김인회 KT 전무도 “출범 3년 후 흑자전환, 6년 내 누적 흑자전환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10년 뒤에는 총자산 20조원의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예상이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16년 말 자본금 3천억 원으로 시작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손익분기점은 출범 4년 뒤인 2020년이 될 것”이라며 “이익잉여금이 쌓여 누적결손금을 탈피하는 시점은 설립 8년 후인 2024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결코 만만한 비즈니스가 아니다”며 “비이자 부문에서 자신만의 특화된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지 않으면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10%대 중금리 대출시장을 주요 공략목표로 내세우고 있다”며 “중금리 대출시장은 ‘고위험-고수익-무한경쟁’이 특징인데 갓 은행업에 뛰어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공략하기 쉬운 시장이 결코 아니다”고 평가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규모의 경제를 축적해 이익을 창출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의 사례를 살펴보면 1990년대에 사업을 시작한 뒤 2000년대 중반 들어서야 흑자전환에 성공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내수경기 침체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 많은 변수도 도사리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에 출자한 주주들이 흑자전환까지 얼마나 버텨내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마케팅 비용이 카카오와 KT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많이 들어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점포로 운영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겠지만 초기 고객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은 두 업체의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며 “카카오뱅크의 경우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광고비를 제로화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공정거래법상 부당거래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보다 10~15년 먼저 인터넷전문은행을 선보인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 보면 한국이 시장안착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의 모바일 인프라가 미국이나 일본보다 발달돼 있기 때문이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우 모바일을 활용한 부가 서비스 환경이 외국에 비해 좋은 편”이라며 “이를 잘 활용하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사업 초기에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