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한때 철수설도 나왔다. 그러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뒷받침 속에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다시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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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
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내년 1월4일자로 SK배터리시스템즈의 배터리시스템 개발사업을 포괄적으로 넘겨받기로 했다. 양수가액은 15억8997만 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통합운영을 통해 사업 효율을 높이고 배터리시스템 개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배터리시스템즈는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생산하는 곳이다.
이 회사는 SK이노베이션과 독일 컨티넨탈AG사가 합작 설립한 싱가포르법인 SK컨티넨탈이모션의 100% 자회사로 2012년 설립됐다. 지난해 합작투자 계약이 종료돼 SK이노베이션이 SK배터리시스템즈 지분 100%를 넘겨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2004년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을 세계 3번째로 상업화하고 2010년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LG화학이나 삼성SDI 등에 비하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사업 규모는 크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은 SK그룹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1순위로 지목됐다. 지난해 청주공장 LiBS라인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철수설에 더욱 힘이 실렸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들어 서산공장을 증설하며 배터리사업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산공장은 기존 1만5천대(300㎿h)에서 3만 대(700㎿h) 수준으로 생산능력이 확대됐다. 여기에 청주공장 LiBS라인도 12월 중 상업생산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이 SK배터리시스템즈의 개발사업을 양수하기로 한 것도 전기차 배터리 개발능력을 강화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베이징BESK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이를 발판으로 2017년 중국 내 전기차배터리 1위 자리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관심과 지원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배터리 사업을 뒷받침한다.
최 회장은 2011년 서산 배터리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친필로 “모든 자동차가 우리 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휘발유를 대체하는 그 순간까지 SK 배터리팀은 계속 달립니다. 나도 같이 달리겠습니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지금도 공장 3층 벽에 최 회장의 친필 액자가 걸려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서산 배터리공장 증설을 결정한 것도 최 회장의 뜻을 받든 것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5월 기자간담회에서 “배터리사업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며 “SK는 적은 인력과 규모로 꾸준히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배터리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