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29일 오전 9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주식 분할안건 등을 논의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7월 SK케미칼의 백신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세워져 SK케미칼이 2020년 8월 기준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어 주식 분할안건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일 기준 주주명부에 등록된 주주를 대상으로 1주당 2주의 비율로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했는데 불과 열흘도 안돼 액면분할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상장 추진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으로 시장은 바라보고 있다.
대개 비상장사가 무상증자에 이어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것은 상장을 위한 마지막 작업으로 받아들여진다.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잇따라 실시하면 주식의 발행총수가 확 불어나기 때문이다. 주식의 발행총수가 불어나면 유통되는 주식 수는 늘지만 주식의 액면가는 줄어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식 분할안건이 의결되면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발행총수는 4080만 주가 돼 한 달 전보다 주식 발행총수는 20배 불고 주식 액면가는 20분의 1(약 13만~14만 원으로 추정)로 줄어든다.
안재용 대표는 2018년 SK바이오사이언스를 맡은 뒤 2021년 상장을 목표로 바쁘게 달려온 만큼 상장 흥행이 절실하다.
같은 SK그룹 계열사인 SK바이오팜이 올해 7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사상 최초로 ‘따상(공모가 2배 가격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을 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도 벌써 주목을 받고 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은 2006년 SK케미칼 대표에 오른 뒤 바이오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오랜 시간 투자와 역량을 집중해왔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위탁생산(CMO)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해 왔는데 최근 파트너사인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이 고령층 대상 임상시험에서 강력한 면역반응을 끌어낸 점은 천군만마와 같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수입 판매 가능성을 열어두고 허가전담심사팀을 꾸려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에 신속허가를 내릴지 판단하기 위해 27일 사전검토에 들어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대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SK바이오사이언스도 세계에 백신 위탁생산기업으로 위상을 높일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맺은 계약만으로도 1조 원이 넘는 사업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체결한 계약에 따른 사업가치만도 약 1조7천억 원에 이른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완제 의약품 기준 1억5천만 도즈의 생산이 가능하지만 2019년 실제 생산한 백신은 약 600만 도즈여서 코로나19 백신 성과 등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로 기업가치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면서 “안동공장은 최첨단으로 지었으나 가동률이 낮았던 탓에 부각되지 못했는데 글로벌 백신개발 기업들에게 매력적 백신 위탁생산(CMO)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바라봤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과 별도로 자체적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등 2곳뿐인데 해외와 비교하면 속도가 더디다.
제넥신은 환자를 모집해 임상1상에 들어갔으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직 임상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1상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화이자를 비롯해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스 등 4개 제약회사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두고 최종 단계인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