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3분기 매출 3조872억 원, 영업이익 2674억 원을 냈는데 4분기에는 이를 뛰어넘는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 8조434억 원, 누적 영업이익 4251억 원을 냈는데 사상 최대 연간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삼성SDI 최대 매출은 2019년 10조974억 원, 최대 영업이익은 2018년 7150억 원이었다.
전영현 사장은 올해가 연임 임기 첫 해인데 뛰어난 실적으로 연임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게 됐다. 코로나19에 따른 상반기 실적 부진을 딛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이뤄내는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전 사장은 2017년 삼성SDI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2020년 초 3년의 임기를 마쳤는데 이례적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삼성그룹 내부의 ‘60세 퇴진룰’ 등을 들어 교체를 예상하는 시각이 많았으나 전 사장은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임기를 2023년까지 연장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가 보장된 임기를 반드시 채운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올해 초에도 임기가 남아있던 삼성전기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이건희 회장 별세로 이재용 부회장체제가 공식화되면서 연말 삼성그룹 인사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전 사장은 호실적과 함께 그동안 공들여 육성하고 있는 전기차배터리사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비교적 교체부담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그룹 차원에서 삼성SDI 전기차배터리 사업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월과 7월 두 차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전기차배터리 기술을 논의했다. 전 사장은 이 부회장과 정 회장의 만남 두 번에 모두 동행하며 존재감을 보이기도 했다.
전기차배터리사업은 최근 삼성SDI 실적 개선의 중심에 있다. 3분기에 삼성SDI가 분기 최대 매출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중대형전지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전기차배터리 매출이 이를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전기차배터리사업은 3분기 처음으로 손익분기점(BEP) 수준에 도달해 4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3사 중 LG화학에 이어 두 번째로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흑자를 내는 것이다.
전 사장은 삼성SDI 대표 취임 초기부터 배터리사업을 향한 의지를 보여 왔는데 비로소 흑자를 목전에 뒀다. 전기차배터리의 지속적 성능 개선과 원가절감 노력으로 2021년에는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연간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