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지부진한 청라시티타워사업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 보성산업 한양 컨소시엄이 포스코건설과 공사비 등 갈등 끝에 시공계약을 취소하면서 사업 지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시공의향서를 제출한 건설사들이 나오면서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절차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포스코건설이 포기한 청라시티타워, 기본설계 안 나오면 표류 가능성

▲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다만 포스코건설과 갈등에 빌미를 제공했던 시행사 보성산업 한양 컨소시엄의 기본설계가 서둘러 마무리돼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13일 토지주택공사와 한양 등에 따르면 복수의 건설사가 청라시티타워사업에 시공의향서를 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행을 담당하는 보성산업 한양 컨소시엄 관계자는 "이미 시공의향서를 낸 건설사들이 있다"며 "변창흠 토지주택공사 사장이 국정감사에서 청라시티타워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말을 한 만큼 올해 말까지 시공사 선정작업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사가 어디인지는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시공의향서를 낸 건설사들은 기존에 책정된 공사비로도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청라시티타워사업 시공 입찰에는 초고층 빌딩을 지은 경험이 있는 건설사만 참여할 수 있는데 국내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 롯데건설, 현대건설, 쌍용건설 등이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토지주택공사도 2020년 국정감사를 계기로 청라시티타워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김교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변창흠 토지주택공사 사장에게 “대한민국에서 최고층 타워이면서 세계 6번째가 될 청라시티타워가 13년째 방치되고 있다”고 따졌다.

변 사장은 “시행을 담당하는 특수목적법인과 시공사의 관계라 깊이 관여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사업이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시행사인 보성산업 한양 컨소시엄이 기본설계를 조속히 마무리 짓는 일이 시공사 선정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시공계약을 해지한 배경에는 공사비 책정의 기반이 되는 기본설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사인 보성산업 한양 컨소시엄이 포스코건설에 추정 공사비 제출 요구가 있다고 파악한다.

기본설계는 2019년 10월 마무리돼야 했지만 아직까지도 완료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건설은 2020년 여름 보성산업 한양 컨소시엄이 기본설계를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비 제출을 요구받았다.

이에 추정 공사비를 제출했지만 결국 시행사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계획 설계는 마무리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추정 공사비 견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본설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공사가 공사비 규모를 내놓기는 어렵다"며 "다시 시공사 선정이 이뤄지더라도 기본설계가 빨리 마무리되지 않으면 포스코건설과 비슷한 상황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청라시티타워는 2013년 말 착공해 2016년 준공, 개장할 것으로 계획이 세워졌지만 사업자 공모 유찰로 계속 지연되다가 2016년 11월 보성산업 한양 컨소시엄을 사업자 후보를 선정했다.

2017년 2월 한양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토지주택공사와 '청라국제도시 시티타워 및 복합시설 건설 프로젝트' 사업협약을 체결했고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토지주택공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19년 기공식 후 올해 하반기 착공해 건설비 4158억 원을 들여 2023년까지 건설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청라시티타워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국제도시 청라호수공원에 지상 30층, 지하 2층에 448m 높이로 지어지는 건물로 저층부, 중층부, 고층부 3개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완공되면 세계에서 여섯 번째, 국내에서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와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건물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