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자동차부품사업에서 LG그룹의 희망 찾나  
▲ 구본무 LG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자동차부품사업을 통해 'LG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LG그룹은 자동차 전장부품에서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의 협업체제를 구축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은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발전과 함께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구 회장은 자동차 전장부품을 LG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고 ‘일등 LG’을 만들어 내자고 독려하고 있다.

LG그룹은 자동차 전장부품에서 성과를 낼 경우 LG전자를 비롯해 전자 계열사의 부진을 씻어내고 경쟁력을 회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계열사 협업으로 시너지 확대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20일 “LG전자와 LG화학, LG이노텍은 적극적 협업을 통해 전기차 부품사업을 키우고 있다”며 “여러 제품 라인업을 갖추며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본무 회장은 LG그룹의 계열사들이 서로 협력해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서 하나의 완제품을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LG전자의 VC사업본부와 LG이노텍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자동차에서 통신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미디어 재생기기 등을 포함한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LG전자는 LG이노텍의 통신모듈을 탑재해 개발한 텔레매틱스 제품으로 올해 1~3분기 세계시장에서 30.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김 연구원은 “LG이노텍의 차량용 통신모듈은 LG전자와 연계를 통해 가장 큰 경쟁력을 확보한 사업부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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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이 밖에도 모터와 센서, 카메라모듈, LED램프와 파워모듈 등 다양한 전장부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판매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인포테인먼트분야에서 기기 사이의 연동이 중요해져 디스플레이의 역할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적용처를 모바일기기에 이어 자동차분야로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레드패널은 LCD패널에 비해 온도변화에 강해 야외환경에 자주 노출되는 자동차에 탑재하기 적합하다.

LG화학 역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면서 LG전자와 LG이노텍의 협력으로 배터리 제어와 열관리 시스템을 갖춘 배터리팩 완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승재 흥국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계열사와 협업으로 통합 배터리제품 생산이 가능한 몇 안 되는 기업”이라며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수직계열화가 이루어졌다”고 분석했다.

LG그룹은 궁극적으로 LG화학의 배터리와 LG이노텍의 센서 및 조명시스템 등 전장부품,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합친 자동차용 ‘통합 솔루션’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며 나아가야 한다”며 “신사업에서 1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철저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자동차부품사업, 새로운 성장동력

구 회장은 LG그룹의 B2B사업의 역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면서 특히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을 직접 나서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자동차 전장부품시장은 전기차시장의 규모확대로 본격적 성장이 기대된다. 전기차의 경우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반 자동차에 비해 높다.

김지산 연구원은 “세계 전장부품시장 규모는 올해 460조 원에서 2020년 54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전장부품이 다양화하고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면 장기적 사업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LG그룹의 전자 계열사들은 자동차 전장부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LG전자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3분기 연구개발비 비중을 전년보다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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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의 차량용 통신모듈.
LG전자는 그동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중심이던 자동차 전장부품 라인업을 구동모터와 제어장치, 충전장치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LG전자에게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위한 큰 밑거름”이라며 “세계적 전장부품업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사업을 확대하고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LG그룹의 자동차 부품사업 육성을 위한 노력은 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GM의 전기차에 11개 부품을 공급하는 공식업체로 확정됐다. LG전자의 VC사업부문은 아직 적자를 보고 있지만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LG이노텍의 경우 자량부품 매출이 2009년 500억 원 수준에서 올해 6천억 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2017년까지 1조 원 규모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준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카메라와 통신부품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으며 해외사업 비중도 높아 기대되는 글로벌 자동차부품기업”이라며 “전기차시장 확대로 성장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 전자 계열사의 경쟁력 회복하나

구본무 회장의 뜻대로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이 LG그룹의 성장동력으로 크려면 몇 가지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은 글로벌업체들이 뛰어들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LG그룹은 제품을 차별화해야 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일본 파나소닉은 TV 등 기존 주력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전장부품사업 육성에 집중해 자동차용 솔루션 등 B2B사업 비중을 2018년까지 80%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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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6일 세계가전전시회 'CES 2015'에서 디테 체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과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빠져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LG그룹도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을 키우려면 선택과 집중의 과감한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별도조직인 ‘자동차부품기술센터’를 설립하고 연구개발 인력을 꾸준히 늘리며 자동차 전장부품과 관련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의 TV와 스마트워치에 탑재된 자체개발 운영체제 ‘웹OS’의 개발자들은 전장부품사업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포테인먼트사업부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 역시 전장부품사업에 뒤늦게 뛰어들었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를 늘리며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지산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전장부품업계에서 사업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며 “성장형 사업구조를 갖추고 내년부터 수익성 향상에 주력해 주도적 위치를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시장에서 도시바와 JDI, 샤프 등 일본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려면 올레드패널의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정대로 KDB증권 연구원은 “LG그룹은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에서 수직계열화를 갖추며 계열사 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며 “전장부품사업 육성으로 LG그룹 전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전자 계열사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