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대량생산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정맥주사제의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제로 바꾸는 플랫폼기술인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를 활용한 바이오시밀러를 내놓으면 독보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

▲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


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가 5일 투자기관과 1천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을 놓고 바이오시밀러 생산공장 착공에 이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알테오젠은 현재 연구 및 공정 개발을 할 수 있는 수준인 50리터 규모의 동물세포 배양기와 정제설비만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상업적 생산을 위해서는 대규모 생산시설이 필요한데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알테오젠의 유동자산은 752억 원에 불과하다.

알테오젠은 2019년 12월, 2020년 6월에 글로벌제약사 2곳에 ALT-B4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각각의 기술수출 계약규모는 1조6천억 원, 4조7천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 때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으로 각각 1300만 달러(153억 원), 1600만 달러(194억 원)을 받아 바이오시밀러 생산공장을 설립하기에는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

박 대표는 9월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 겨울에 대전에 바이오시밀러 생산공장을 착공하고 2024년부터 바이오시밀러의 상업용 생산을 목표로 세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바이오시밀러 개발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중국과 인도 회사들이 급부상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시장도 점차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며 알테오젠이 보유한 제형변환 플랫폼기술을 활용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전략을 세웠다.

박 대표는 인터뷰 당시 "제형변환 플랫폼기술을 활용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알테오젠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이다"며 "차별화된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블루오션' 피하주사제형의 바이오시밀러시장을 개척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알테오젠은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ALT-LS2’,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ALT-L9’를 신약 후보물질로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 가운데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에 아직 출시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는 없지만 국내업체 가운데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천당제약 등이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 제약사 암젠, 밀란 등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천당제약은 각각 올해 6월과 9월에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3상을 승인받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알테오젠의 ALT-L9 임상속도는 뒤처진 편이다. ALT-L9에 관해 올해 2월 국내 환자에 처음으로 투약하며 임상1상을 시작했으며 2021년에는 글로벌 임상3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그러나 박 대표는 고유의 제형특허에 제법특허까지 획득하면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국, 미국, 러시아, 일본 등에서 고유의 제형특허 확보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제형특허를 회피해 바이오시밀러 ALT-L9를 생산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형으로 만들어진 ALT-L9는 고온에서 아일리아보다 안정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타났다고 했다.

또 아일리아 성분인 ‘애플리버셉트’를 생산하는 발효 과정을 한국과 호주에서 특허등록하며 경쟁업체들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일리아의 물질특허는 2023~2025년에 종료되지만 제형특허는 2027~2030년에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6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20’에 참석해 “향후 ALT-L9를 출시하게 되면 연매출 5천억 원에서 8천억 원을 기대한다”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시장 점유율 30%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아일리아의 2019년 글로벌 매출규모는 75억4천만 달러(8조7천억 원)에 이른다.

박 대표는 “알테오젠은 글로벌 바이오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며 “자체 생산공장을 마련하게 되면 몇 년 뒤에 글로벌 바이오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