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신 현대자동차 생산품질 담당 사장이 국회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해 현대차 품질 논란의 방어에 나선다.
서 사장은 내연기관 품질문제로 국회 정무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최근 들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전기차 코나의 화재문제도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다.
5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 사장은 8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박 의원은 신형 그랜저 엔진오일 누수 등 현대차 품질문제로 서 사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다.
서 사장은 현대차 인도 법인장, 파워트레인툴링담당 전무 등 지낸 엔지니어 출신 임원으로 2018년 말부터 생산품질 담당을 맡아 현대차 품질문제를 총괄하고 있다.
정의선시대가 본격화한 2018년 말 사장으로 승진하고 올해 들어서도 삼성그룹과 LG그룹, SK그룹 총수와 진행한 전기차배터리 회동에 모두 동행하는 등 정 수석부회장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그랜저를 비롯한 현대차 전반의 품질강화 방안을 질의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의원은 이미 9월까지 진행된 21대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두 차례나 그랜저의 엔진오일 누수문제를 지적하며 강도 높은 질의를 예고했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현대차의 엔진결함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강제 리콜과 검찰 수사를 이끌어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2017년 국감에서는 여승동 당시 현대차 사장을 상대로 세타2엔진 결함을 놓고 무한보증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서 사장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의원이 21대 국회에서도 현대차 품질문제를 단단히 벼르는 상황에서 긴장의 끈을 단단히 조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최근 들어 다시 불거지고 있는 전기차 코나의 품질 논란은 국감을 앞둔 서 사장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나EV는 현대차의 주력 전기차 모델로 9월26일 제주에 이어 4일 대구까지 최근 열흘 사이 충전 중 2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코나EV는 2018년 4월 출시 이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데 화재사고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금껏 국내외에서 알려진 코나EV 화재사고는 모두 12건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도 국내에서 5월 1건, 8월 2건, 9월 1건, 10월 1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전용 플랫폼(E-GMP)을 활용한 전기차를 생산하며 전기차시대를 본격적으로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전기차는 예전보다 기술력이 많이 좋아졌지만 배터리 화재 등 안전성에 의문을 품는 시선이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연이어 발생한 주력 모델 코나EV의 화재는 현대차 전기차 경쟁력에 부정적 이미지를 더할 수밖에 없다.
서 사장이 국감에서 전기차 관련 품질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을 때 신뢰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현대차의 전기차 이미지는 더욱 악화할 수 있다.
박용진 의원실 관계자는 “전기차 코나의 화재사고를 인지하고 있으며 관심을 지니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아직 국감 질의서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로 현대차 품질관리쪽 전반적 사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관계당국과 함께 코나EV 화재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원인이 나오면 신속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코나EV 화재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배터리 자체보다는 냉각수나 배터리팩 등 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