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르면 2021년 여름쯤에는 코로나19 신약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향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바이오기업 가운데 코로나19 위탁생산(CMO) 수주를 가장 적극적으로 따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월 미국 바이오기업인 비어바이오테크놀로지와 영국 제약회사 GSK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약 4393억 원으로 올해 수주금액의 25%를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2019년 매출의 2.5배 수준인 1조8천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을 수주하는 등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품질 경쟁력과 첨단 설비 기술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치료제 등을 비롯한 위탁생산 및 개발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을 추가적으로 수주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현재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 미국 바이오기업 사이토다인의 에이즈 항체 치료 후보물질 ‘레론리맙’은 조만간 코로나19를 적응증으로 임상2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9년부터 레론리맙의 위탁생산을 맡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사이토다인과 레론리맙 위탁생산 계약을 통해 최소 3100만 달러(약 355억 원)를 받게 된다”며 “고객사가 제품 개발에 성공한다면 상업생산 가동을 통해 2027년까지 2억4600만 달러(28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코로나19 치료제 등 위탁생산 수주 확대로 3공장 등의 가동률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환경을 감안해 2조 원 이상을 투입해 생산량 25만6천 리터 규모의 4공장을 올해 하반기에 착공한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은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GSK과 비어바이오테크놀로지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VIR-7831’은 올해 8월31일 첫 환자에게 투여되며 임상2, 3상을 시작했다. 2021년 1분기에 최종 결과가 나오고 이르면 2021년 여름에는 제품이 상용화 될것으로 예상된다.
VIR-7831의 임상2, 3상에는 경증~중등도 코로나19 환자 1300명이 참여한다.
하지만 VIR-7831의 임상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감염 치료제는 임상2상부터 최종 시판허가까지 성공 확률이 27.5%에 불과하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와 관련한 글로벌 임상에서 잇달아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임상3상에서 일부 경미하거나 중간단계의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정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에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임상을 중단했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상용화된 ‘램데시비르’도 간 수치 상승, 피부 두드러기와 발진, 심장 심실 조기수축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보면 VIR-7831도 2021년에 임상3상까지 끝내고 품목허가까지 받는 것이 순조롭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코로나19로 생산기지 확보에 분주해지면서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규모가 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사업이 부각되고 있다”며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들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향한 기대감도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