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환 CJCGV 대표이사가 코로나19 장기화로 허리띠를 졸라매며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데다 차입금 상환 등의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버티기만으로는 쉽지 않다는 시선도 나온다.
25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롯데시네마에 이어 CJCGV도 국내 영화관의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롯데시네마는 9월 서울 중구에 있는 롯데시네마 황학관과 경상북도 구미시에 있는 구미프라임1번가관 등 2개 관의 영업을 종료했다.
아직까지 CJCGV는 인천국제공항점 1곳의 운영을 임시적으로 중단한 상태지만 앞으로는 영업종료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화정 NH증권 연구원은 “CJCGV가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극장 구조조정 등 사업 슬림화가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이와 관련해 CJCGV 관계자는 "아직까지 영업종료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상반기 허리띠를 졸라 매며 대규모 영업손실을 견뎌내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런 미봉책으로는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올해 3월 국내 직영점 35곳의 영업을 한 달여 동안 중단하고 이외 지점에서도 적은 수의 상영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오프'를 시행했다.
인건비 감축을 위해서 최 대표를 포함한 임원들도 연말까지 월급을 자진반납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지만 이마저도 이제는 어렵다는 뜻이다.
자회사인 CGV4D플렉스도 본사를 서울에서 충북 오창에 있는 생산공장으로 옮기고 희망퇴직을 받았다.
최 대표는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추석연휴에 이벤트를 열면서 활기를 불어넣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CJCJGV의 영업손실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CJCGV는 10월4일까지 연휴기간 영화 1편을 5천 원에 볼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한다. 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과 소독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대작인 영화 ‘테넷’ 마저 상영기간이 코로나19 재확산과 겹쳐 흥행에 실패하는 등 코로나19의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국내 극장가의 회복시점이 불투명해졌다는 시선이 우세해지고 있다.
'테넷’은 8월26일 개봉한 뒤 한 달여 동안 159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올해 극장가는 코로나19로 영화 개봉을 미루고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CJCGV는 2020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512억 원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 1305억 원과 비교해 손실규모는 줄어들 수 있지만 적자는 이어지는 것이다.
CJCGV의 영업손실이 이어지면 기업신용도도 하향조정 돼 금융비용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미 국내 신용평가3사로 꼽히는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신용평가는 올해 안에 CJCGV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CJCGV의 모든 지표들이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하는데 충족했다”며 “실적 부진에 따른 순손실 누적 및 외부차입금 증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하반기 안에 등급 결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업신용평가도 CJCGV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의 장기전망을 ‘부정적’에서 ‘하향검토’로 낮췄다.
최 대표가 이를 막기 위해서는 추가적 재무 안정화 방안을 내놓아야 하지만 이미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만큼 추가로 내밀 카드가 마땅치 않다.
CJCGV는 6월 CJ베트남컴퍼니 지분 25% 전량 매각을 결정하는 등 유휴자산 매각도 이미 진행하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CGV가 유상증자와 리파이낸싱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러한 계획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2019년 말 기준으로 CJCGV의 이익잉여금이 153억 원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환골탈태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