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SCI평가정보 인수로 토스뱅크를 '챌린저 뱅크'로 키우겠다는 계획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까?
이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고 있는데 SCI평가정보를 인수하게 되면 토스뱅크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가 SCI평가정보를 인수할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SCI평가정보는 신용평가업과 신용조회업, 채권추심업, 신용조사업 등을 주력사업으로 두고 있는 종합신용정보 기업이다.
최근 SCI평가정보의 최대주주인 진원이앤씨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비바리퍼블리카가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고 이다.
이와 관련해 SCI평가정보 관계자는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사실이지만 대상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가 SCI평가정보와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은 만큼 인수에 나설 것으로 바라본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를 '챌린저 뱅크'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만큼 신용평가모형 고도화가 핵심과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챌린저 뱅크는 금융 소외계층이나 신용 중간층의 대출에 집중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 금융 이력이 충분한 고신용층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신용평가모형보다 고도화된 시스템 구축을 필요로 한다.
이에 더해 토스뱅크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후발주자다. 신용평가모형에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에서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이에 토스뱅크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는데 SCI평가정보 인수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SCI평가정보는 1992년부터 30여 년 동안 신용정보를 다루며 신용정보업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SCI평가정보는 종속회사로 서울신용평가와 에스에이아이를 두고 있다. 서울신용평가는 신용정보를 통해 신용평가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이고 에스에이아이는 신용정보 시스템을 개발하고 구축하는 기업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1700만 명에 이르는 토스앱 사용자를 통해 얻고 있는 데이터를 신용평가모형에 적용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 대표가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른 매물을 찾기 어려운 점도 인수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국내 신용평가기업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서울신용평가 등 4곳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최근 투자유치에 성공한 만큼 SCI평가정보 인수자금 마련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비바리퍼블리카는 8월 말 주요 기존 투자사들로부터 206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진원이앤씨의 SCI평가정보 지분율은 49.99%로 주식 1774만9999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매각가는 800억 원대로 예상된다.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6월 말 SCI평가정보에 최대주주 지분매각 추진설에 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SCI평가정보는 조회공시요구에 관한 답변을 통해 "최대주주가 일부 지분매각에 관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며 "향후 이와 관련해 구체적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2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답변을 해야하는 재공시 기일은 9월29일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