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이어 롯데그룹 계열사 전문경영인을 대상으로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 이름으로 계열사 대표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는데 그동안 민사소송에서 형사소송으로 전선을 넓히고 신동빈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법무법인 두우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12일 서울중앙지검에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물산, 롯데제과, 롯데알미늄, 롯데건설, 롯데칠성음료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두우 측은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와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는 7월과 10월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투자손실 규모를 3200억 원 수준으로 축소 보고해 신 총괄회장이 사업지속 여부 판단, 책임자 문책 등 기업경영 및 인사업무 전반에 대한 일을 못하도록 하는 등 업무집행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두우는 또 “7개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10월20일부터 현재까지 신 총괄회장의 거듭된 서면 및 구두 지시에도 불구하고 일체의 업무보고를 거부하고 지시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집단적 실력행사를 통해 신 총괄회장이 그룹 및 계열사의 중요사항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것조차 막는 등 중대한 업무방해를 저지른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에 이원준, 송용덕 대표이사와 각자대표이사로 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제과, 롯데알미늄, 롯데건설의 경우 등기이사를, 롯데칠성음료는 미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이번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된 CEO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 갈등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부담을 느껴 공격의 화살을 신동빈 회장에서 그 주변 인물로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12일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를 포함한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4곳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인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롯데 경영권 분쟁의 본질은 불순한 의도로 그룹을 차지하려는 세력을 몰아내는 데 있다”며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을 이사직에서 부당하게 해임한 롯데 이사진을 상대로 한 법적 소송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경영권을 흔들기 위한 근거없는 소송이라고 반박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 소송은 경영상 혼란을 주려는 근거없는 소송”이라며 “그룹 각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신 총괄회장께 언제든지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해 왔으며 보고의사도 여러번 전달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호텔롯데 34층의 관할권 문제로 원활한 업무보고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34층에는 롯데그룹과 관계가 없는 인력(SDJ코러레이션 측)이 상주해 있다”며 “회사 관계자가 업무보고 시 배석할 경우 제 3자에게 경영정보가 노출돼 비밀유지 의무 위반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DJ코퍼레이션은 롯데그룹과 아무 관계가 없는 회사로 신 총괄회장께 업무보고 시 배석한다면 이는 경영정보 유출”이라며 “롯데 계열사 대표들은 롯데와 전혀 관련 없는 3자들이 배제된다면 언제든 보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