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현재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항해 차별화한 사용자경험을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IT전문 트위터리안 아이스유니버스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에 폴더블 스마트폰용 패널을 대량으로 공급하도록 요청했다. 향후 1년 동안 공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T매체 WCCF테크는 “이는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을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에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징후”라고 말했다.
애플은 신기술 채용에 신중한 기업이다. 지금은 일반화된 고속충전이나 무선충전, 스타일러스펜 등을 경쟁사보다 비교적 늦게 도입했다.
그런 만큼 이번 폴더블 디스플레이 주문은 기존 선도기업 삼성전자와 맞설 수 있을 정도로 제품 완성도를 갖췄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현재 삼성전자는 세로로 접는 갤럭시폴드와 갤럭시Z폴드2, 가로로 접는 갤럭시Z플립 등 폴더블 스마트폰을 연달아 내놓으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도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았지만 삼성전자와 품질을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021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1150만 대 가운데 800만 대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을 석권한 삼성전자와 경쟁하기 위해 iOS 생태계를 중심으로 하는 사용자경험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을 개발해도 이 제품에 최적화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현재 사용되는 안드로이드의 버전이나 지원기기가 워낙 다양해 개발자들이 앱을 특정 제품에 알맞게 개수하거나 새로 개발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맞춘 영상통화앱 및 문서앱을 마련하기 위해 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야 했다.
반면 iOS는 애플이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관리하는 데다 오직 애플 제품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새 제품이 나오더라도 맞춤형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기 쉽다.
iOS 자체 생태계의 호환성이 높은 점도 장점이다. 아이폰, 태블릿PC 아이패드, PC 맥, 노트북 맥북 등을 보유한 사용자는 모든 기기에서 동일한 ID를 사용해 작업 내용이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폴더블 아이폰의 한 쪽 화면에는 아이패드에서 가져온 동영상을, 다른 화면에는 맥에서 가져온 문서를 띄우는 식의 사용사례를 예상해볼 수 있다.
다만 애플이 폴더블 기기를 어떤 형태로 출시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특허. <페이턴틀리애플> |
애플은 그동안 다양한 디스플레이 특허를 선보였다. 가로 또는 세로로 접는 형태, 두 번 접는 형태, 심지어 롤러블(두루마리형) 형태도 나왔다.
아이폰이 대체로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이폰 대신 아이패드를 접어 휴대성을 강화한 형태가 채택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IT매체 폰아레나는 “애플은 새 제품을 접이식 아이패드로 판매하고 아이패드 운영체제를 지원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은 2019년 100만 대에서 2025년 1억 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애플을 포함한 모든 주요 스마트폰기업이 2025년까지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