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모바일칩 엑시노스(Exynos) 수요가 2020년에는 부진했으나 2021년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2021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처리장치(AP) 엑시노스 수요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2020년은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2021년은 부활의 시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모바일칩 엑시노스는 올해 부진했지만 내년은 부활 가능"

▲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엑시노스는 삼성전자의 모바일칩 제품군으로 연간 출하량은 1억5천만 대에서 2억 대 수준이다. 엑시노스 수요처는 삼성전자가 절대적이고 비보, 메이주 등 일부 중국 제조사가 소량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은 “엑시노스 성능은 한때 경쟁사 퀄컴 스냅드래곤과 대등했으나 2017년부터 뒤쳐졌고 격차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파악했다.

상반기 출시된 엑시노스990은 성능 저하와 발열 문제가 제기돼 삼성전자 갤럭시S20에서 채택 비중이 대폭 감소했다.

하반기에 5나노 공정을 도입한 엑시노스992로 스냅드래곤과 성능 격차를 줄이려 했지만 양산 문제에 발목이 잡히며 갤럭시노트20에 채택이 불발됐다.

통상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에서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 채택 비중은 5대5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 들어 비중은 8대2까지 벌어졌다.

김 연구원은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 성능 차이가 설계구조에서 온다고 분석했다. 

모바일칩 성능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결정한다. 삼성전자는 전자를 자체 개발하고 후자를 영국 설계전문회사 ARM에 의존하는 불리한 조합인 반면 퀄컴은 전자를 ARM에 맡기고 후자를 자체개발하는 조합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김 연구원은 2021년에는 엑시노스 성능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엑시노스 차기작 올림푸스는 삼성전자가 자체 중앙처리장치 개발팀을 해체하고 ARM 설계를 적용한 첫 작품으로 퀄컴과 성능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 퀄컴이 강화된 지위를 바탕으로 제품 가격을 최근 대폭 인상했는데 2021년에는 중가 5G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엑시노스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2021년 출시예정인 갤럭시S21부터 엑시노스 탑재비중이 다시 5대5까지 회복될 전망”이라며 “중국 스마트폰업체도 원가 절감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엑시노스 탑재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