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이사가 기업공개 시점을 공식화하고 기업가치 올리기의 시험대에 섰다.

CJ올리브영은 이재현 회장의 아들 이선호 부장이 지분을 들고 있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자금원으로 꼽히는 만큼 구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CJ 승계 지렛대 CJ올리브영 상장 추진, 구창근 가치 올리기 시험대

▲ 구창근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이사.


8일 헬스앤뷰티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2022년 기업공개를 목표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프리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성장 가능성이 큰 국내외 스몰 브랜드와 해외 명품 브랜드 판권 인수에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를 통해 CJ올리브영 자체브랜드와 독점브랜드를 확보해 판매하는 '온리 브랜드' 전략과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2일 사내 소통 플랫폼 '올리브라운지'를 통해 "헬스앤뷰티 옴니채널 1위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2022년 상장을 추진하겠다"며 "상장에 앞서 미래성장 기반 강화를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프리IPO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리IPO로 유입된 자금은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프리IPO는 상장을 하기 전에 미리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일정한 액수의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다.

CJ올리브영은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융합해 어디서나 소비자들에게 같은 구매경험을 제공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옴니채널 전략은 자칫 매장 유지비용만 들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데 이 전략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고객을 붙잡아둘 수 있는 차별화 요소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만큼 차별화한 제품과 콘텐츠의 확보가 중요하다.

CJ올리브영은 온라인몰과 모바일앱에서 제품을 구입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3시간 안에 배송해주는 ‘오늘 드림’서비스를 통해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CJ올리브영만의 자체브랜드와 독점브랜드를 확보해 판매하는 온리 브랜드 전략을 함께 펼쳐 옴니채널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온리 브랜드 전략을 통해 그동안 닥터자르트, 3CE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 스몰 브랜드를 발굴하고 성장시켜 'K뷰티 등용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CJ올리브영 매출은 2015년 7604억 원에서 2019년 1조9600억 원으로 매년 10%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닥터자르트는 2조 원에, 3CE는 4천 억 원에 해외투자자들에게 매각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최근 헬스앤뷰티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본 국내외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이어지면서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가 운영하는 '세포라'는 해외 명품 브랜드를 독점판매하면서 프리미엄 고객 수요를 잠식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포라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협업해 만든 차별화된 뷰티 콘텐츠를 기반으로 국내에서는 CJ올리브영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세포라는 화장 보조앱 핸즈프리튜토리얼, 색조화장품 매칭 프로그램 'COLOR IQ', 가상 화장앱 '가상 아티스트' 등을 내세워 고객 맞춤형 서비스까지 선보이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이런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자금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CJ올리브영은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부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기업가치 높이기가 더욱 필요하다.

CJ올리브영 지분은 CJ가 55.01%, 이선호 부장이 17.97%, 이 회장 동생인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가 10.03%를 들고 있다.

이선호 부장이 아버지 이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기 위한 세금을 마련하는 데 CJ올리브 주식을 활용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