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 겸 대표이사가 기업공개를 앞두고 제2의 ‘방탄소년단’을 키워낼 능력을 보여줄까?

방 대표가 CJENM과 손잡고 기획을 맡은 경연프로그램 ‘아이랜드’의 시청률이 부진하면서 ‘방탄소년단’의 뒤를 잇기가 부족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빅히트 상장 임박, 방시혁 제2의 BTS 꿈꾼 '아이랜드' 부진은 부담

▲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 겸 대표이사.


6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ENM이 함께 제작하고 있는 글로벌 아이돌 경연프로그램 ‘아이랜드’의 시청률이 1%를 넘지 못하면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랜드’는 방송 첫 날인 6월26일 시청률 1.7%를 보인 뒤 part.1 평균 시청률은 0.9%에 그쳤다.

part2 첫 방송인 8월14일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이 출연했음에도 0.6%에 그쳤다.

‘아이랜드’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의 추가적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열쇠라는 점에서 방 대표로서는 저조한 시청률에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아이랜드’를 통해 데뷔하는 남자 아이돌그룹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ENM의 합작법인 빌리프랩에서 관리하게 된다.

빌리프랩의 지분은 CJENM이 52%,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48% 만큼 보유하고 있다.

방 대표에게 기업공개 이전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획능력을 다시 보여줄 마지막 카드가 ‘아이랜드’인 셈이다.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성공비결로 꼽혔던 멤버 개인의 역량과 독특한 세계관을 적용하면서 '아이랜드'에 공을 들여왔다.

또 '아이랜드' 연습생들을 세계 곳곳에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고 알을 깨고 나오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서사를 강조하는 등 방탄소년단의 기획력을 그대로 옮겨왔다.

해외 반응은 시청률에 집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희망의 끈을 잡고 있지만 국내에서 현재 시청률을 통해 데뷔 이후 '제2의 방탄소년단'을 기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연예기획사 가운데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방탄소년단’ 의존도는 약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방 대표가 상장에 앞서 플레디스 등의 기획사를 인수합병한 것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2020년 상반기 앨범 판매량을 기준으로 ‘방탄소년단’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전체 앨범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에 이른다.

앨범 판매량은 아티스트의 핵심 인기지표이며 공연 매출이나 굿즈(기획상품) 등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87.7%를 차지했다. 2019년 97.4%와 비교하면 10%포인트가량 낮췄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방 대표가 아이돌그룹 기획능력을 입증하는 것은 중요하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1992~1997년 출생으로 진(김석진)이 현행 병역법에 따라 2021년 말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입대를 해야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의된 병역법 개정이 통과돼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에 대한 입영연기가 방탄소년단에 적용된다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예상치도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는 10월 중으로 대략적 일정이 잡혀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현재 국내외 투자기관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은 24~25일이며 28일에 공모가가 결정된다.

공모 희망가격은 10만5천~13만5천 원으로 희망가를 기준으로 공모 규모는 7487억~9626억 원이다.

이후 10월5일부터 이틀동안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해 10월 중순 코스피시장에 상장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