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정부가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압박하는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 등에 속도를 내고 있어 지배구조 변경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분기 말 기준 현대차그룹의 핵심계열사로 꼽히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2.6%와 1.7%, 0.3% 보유해 현대차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재 지분율이 낮은 만큼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 지배구조 최상위에 놓일 계열사의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2018년 추진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의 큰 틀을 유지해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현대모비스 투자부문을 지배구조 최상단에 놓는 방안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지배구조 개편안처럼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한 뒤 정 수석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현대모비스 사업부문 지분을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과 맞바꿔 현대모비스 투자부문을 향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 수석부회장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최대주주에 올라 안정적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사업부문 지분 외에 현대엔지니어링 등 보유하고 있는 기타주식을 매각해 지분 매입 재원을 쓸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을 충분히 확보할뿐 아니라 순환출자와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도 벗어나게 된다”며 “다만 과거 실폐사례 등을 고려할 때 현대모비스의 성장 비전이 명확해야 이런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