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대상국 3강 체제에 변화가 생겨났다.
중국, 미국과 더불어 20여년간 3강을 이루던 일본이 밀려나고 홍콩과 베트남이 치고 올라왔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10월까지 잠정 집계한 주요 지역별 수출 추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일본 수출액은 215억2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줄었다. 순위는 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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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호치민 사이공전시장(SECC)에서 베트남한국상품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
중국이 1145억6800만 달러(4.2% 감소), 미국이 584억4600만 달러(1.2% 증가)로 각각 1, 2위에 올랐다.
일본의 순위가 5위로 밀려난 틈을 홍콩과 베트남이 차지했다.
홍콩이 247억500만 달러(10.6% 증가), 베트남이 233억9천만 달러(27.8% 증가)로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베트남의 경우 올해 7월에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 46.1%나 늘었는데 내년에는 새로운 3강 멤버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1996년부터 미국과 함께 한국의 주요 수출국 양강 체제를 이뤄오다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2001년 3위로 밀려났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대일 수출은 석유제품(-47.9%)과 반도체(-2.3%), 무선통신기기(-14.4%), 자동차부품(-8.9%), 철강제품(-27.6%) 등 주요 품목 대부분에서 급감했다.
엔저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현지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경제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자체 경쟁력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콩은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9월까지 25.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베트남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꾸준히 한국의 수출 물량을 소화했다.
올해 9월까지 베트남으로 휴대전화 부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5.5%나 늘었다. 평판디스플레이(149.1%), 자동차(76.6%) 등의 수출도 급증했다.
올해 8월까지 베트남의 글로벌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9% 증가하며 한국산 중간재와 원자재를 많이 수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휴대폰공장, 한세실업 섬유공장 등 한국의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많이 옮겨가면서 베트남 경제에서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수출은 2000년대 들어 급증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 연간 수출 증가율이 46.7%에 이르기도 했다. 베트남으로 수출은 2010년 이후에도 3차례나 30%대 증가율을 보이는 등 빠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문병기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노동 비용이나 규제 등으로 중국에 자리잡았던 외국 공장들이 베트남으로 옮겨가는 등 글로벌 생산네트워크에 변화가 일고 있다”며 “베트남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회원국이기도 해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