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처리업체가 매물로 나오기 좋은 조건이 갖춰진 셈인데 신사업 확대를 노리는 중견건설사 가운데서도 호반건설, 동부건설이 인수합병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
▲ 호반건설과 동부건설 로고.
30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폐기물처리업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익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 폐기물과 배달 폐기물이 크게 늘어난 반면 해외 폐기물 수출은 감소하는 상황이 이어져 폐기물 처리단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올해 전체 폐기물량 증가에 관한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폐기물처리업계에서는 지난해보다 올해 10% 이상 폐기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최근 연평균 폐기물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폐기물 처리단가 상승폭도 키울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폐기물 발생량은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3.2%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연평균 폐기물 매립단가는 15%, 소각단가는 9%씩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이를 웃도는 수준의 폐기물 처리단가 상승 가능성이 큰 셈이다.
폐기물처리업체의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폐기물처리업체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함께 커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형폐기물업체 상당수는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최근처럼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를 놓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 규제로 주택경기 하강국면을 앞둔 건설사들이 신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가격에도 폐기물처리업체를 인수하려 한다는 점도 매물이 또 나올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아이에스동서는 약 5200억 원에 코앤텍과 인선이앤티를, SK건설은 1조 원가량을 들여 EMC를 인수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서 잠재적 매물로 거명되는 폐기물처리업체는 IMM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EMK,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한 이메디원 등이 있다.
이런 폐기물처리업체 인수에 관심을 보일 회사로는 폐기물처리업계의 강자로 자리잡은 태영건설이나 아이에동서를 포함해 호반건설, 동부건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동부건설은 대형 폐기물처리업체를 인수한 회사들만큼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폐기물처리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해 건설폐기물 소각처리를 주력하는 WIK중부, WIK환경, WIK경기, 용신환경개발 등 4개 회사를 인수한 뒤 4월에는 이를 기반으로 폐기물처리사업을 하는 동부엔텍을 물적분할로 설립했다.
동부엔텍은 공공소각 부문에서 업계 2위 수준으로 수익성이 높은 회사로 알려져 있다. 동부건설로서는 인수합병을 통해 알짜인 동부엔텍의 규모를 키우는 방안을 고려해 볼만한 셈이다.
호반건설은 아직 폐기물처리사업에 진출하지 않았지만 이를 운영할 능력과 의지가 모두 충분한 회사로 꼽힌다.
호반건설은 본업인 주택사업에서 확보한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리츠(부동산투자신탁) 등 신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이스에스동서가 인수한 코앤텍 인수전 등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폐기물처리업체가 매물로 나오면 다시 한 번 인수합병을 노릴 가능성이 매우 큰 회사라고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폐기물처리사업은 안정적 현금창출 능력으로 건설사들의 관심이 크지만 정부 인허가 등 진입장벽이 높아 인수합병이 아니라면 사업 진출이나 사업규모를 키울 마땅한 방법이 없다”며 “폐기물처리업체 매물이 나온다면 앞서 EMC, 코앤텍 인수전처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