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내정자가 5년 만에 친정으로 금의환향한다.

민 대표는 KB금융그룹 주력 계열사 대표 가운데 유일한 외부 출신이다. 생명보험사 인수가 KB금융그룹뿐만 아니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숙원이었던 만큼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오늘Who]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금의환향, 어깨에 윤종규 숙원 해결

▲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금융위원회는 26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푸르덴셜생명의 KB금융지주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푸르덴셜생명은 KB금융지주의 13번째 자회사이자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의 뒤를 이어 자산규모 5위의 계열사가 됐다.

민기식 신임 대표도 KB금융그룹의 16번째 CEO로 합류한다. 주력 계열사 대표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KB금융그룹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눈에 띈다.

KB금융그룹이 이번에 그동안과 달리 외부인사를 영입한 배경에는 윤종규 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윤 회장은 보험을 잘 아는 외부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이사진 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이 직접 푸르덴셜생명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알고 보험업계에 오래 몸담은 민기식 대표를 찾았다는 말도 나온다.

민 대표는 우선 편입 이후 있을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고 내부조직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 대표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푸르덴셜생명에서 부사장을 지낸 경험이 있다. 푸르덴셜생명 출신이 대표에 오르면 내부 조직원들의 사기 진작 등 화학적 결합에도 유리할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설계사들의 자부심이 매우 강해 외부 출신이 대표로 오면 자칫 조직 장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이런 우려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역시 푸르덴셜생명을 편입하는 과정에서 설계사 중심의 기업문화가 훼손되지 않도록 한다는 점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민 대표는 KB금융그룹과 푸르덴셜생명의 시너지를 통해 푸르덴셜생명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특히 윤 회장은 푸르덴셜생명을 단순히 기존 규모와 업계 지위를 유지하는 수준이 아닌 KB금융그룹이라는 우산 아래에서 업계 상위권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도록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높은 수준의 영업력을 갖춘 푸르덴셜생명이 국내 최대 고객기반을 보유한 KB금융그룹에 편입되면 다양한 시너지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KB금융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KB금융그룹 계열사 고객기반을 활용해 설계사들의 영업을 지원하는 방안 등이 제기된다.

민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통합작업도 대비해야 한다.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합병은 1~2년 뒤에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푸르덴셜생명과 달리 KB생명보험은 은행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아 서로 다른 영업체질을 어떻게 융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는 임근식 KB손해보험 상무를 내정했다. 임 상무도 민 대표와 함께 31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9월1일에는 윤종규 회장이 참석하는 비전 선포식도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