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준 BGF리테일 대표이사가 편의점 CU를 '국내 편의점업계 1위' 자리로 다시 올려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말 20년 가까이 지켜왔던 점포 수 1위 자리를 GS25에 처음으로 내줬다.
16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업계를 통틀어 3천여 개 가맹점의 계약이 종료된다.
이는 편의점 출점제한규정으로 신규매장을 출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BGF리테일을 포함한 편의점 기업들에게 매장 수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는 올해 대규모로 가맹점 계약이 종료되는 만큼 매력적인 상생정책을 통해 신규 가맹점주들을 끌어온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BGF리테일은 가맹점에 대한 노무, 법률, 세무분야 대행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한 상생정책을 펼치고 있다. 노무사, 변호사, 세무사 상담을 본사가 대행해줘 개맹점주들은 매장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가맹점 대표들과 체결한 상생협약도 올해 2월부터 실제로 가맹점과 계약에 적용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12월 전국 가맹점주들과 2020년 가맹점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가맹점주의 권익 강화를 위해 공정위의 표준가맹계약서를 반영하고 영업 위약금 감경 및 면제, 영업지역 변경요건과 초기 안정화기간 확대와 같은 조건을 추가했다.
또 공정위가 발표한 ‘가맹분야 장기점포의 안정적 계약갱신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10년 넘게 계약을 유지한 가맹점주의 원활한 계약갱신과 운영을 보장하는 조항도 만들었다.
이 대표는 BGF리테일 가맹점을 위해 재무적 상생정책과 복지분야 상생정책을 병행해 운영하고 있다.
재무적으로는 브랜드 광고 및 점포환경 개선비용 전액 본부 부담, 신용카드 등 수수료 지원, 장기운영 장려금, 출산·상조 등 경조사 지원, 상생 펀드, 근무자 안심보험 및 배상책임보험 등 폭넓은 가맹점 운영지원을 실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가맹점주 복지수준도 편의점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가맹점주들에게 해외유통 탐방의 기회를 제공하고 가맹점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할인점과 여행시설, 웨딩서비스, 산후도우미, 요양서비스 할인과 치과, 안과, 산부인과 등 각종 의료서비스 할인혜택까지 주고 있다.
이처럼 BGF리테일은 경쟁기업들보다 다양한 상생제도를 마련했는데 여기에는 업계에서 갑질 이미지를 벗고 가맹점주와 관계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BGF리테일의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CU는 편의점업계에서 약 20년 동안 압도적 1위였으나 2010년대 들어 가혹한 계약조건을 버티지 못한 가맹점주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으면서 2018년에는 'CU점포개설피해자모임'이 결성되기도 했다.
그 결과 BGF리테일과 CU의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고 가맹점 증가 추세도 주춤해졌다. 결국 지난해 GS25에 매출규모와 매장수에서 모두 역전당했다.
CU는 2019년 11월 기준 매장 수가 1만3820곳으로 1만3899곳으로 늘어난 GS25보다 79개가 적었다.
이에 따라 BGF리테일은 2019년 12월 상생협의회를 열고 강력한 상생정책을 마련해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BGF리테일이 강력한 상생정책을 펼치기에 앞서 기초체력부터 다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편의점 CU의 매장당 평균 매출액은 5억8991만 원으로 GS25의 매장 평균 매출액 6억6523만 원보다 낮다.
면적당 평균 매출액으로 비교해도 CU는 2652만 원에 그친 반면 GS25는 3061만 원으로 높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