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네이버 꺼져"라는 시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국내 최고포털 네이버는 항상 뜨거운 감자다. 온라인 세상 속에서 네이버는 어느 대기업 못지않은 절대적 강자다. 네이버는 인터넷 검색 점유율 75%에 육박하는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온라인 상권을 다 죽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

  네이버는 "네이버 꺼져"라는 시위에서 자유롭나  
▲ 13일 네이버는 중소기업청과 전통시장 및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좌)와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우)

13일 네이버는 중소기업청과 전통시장 및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중소기업 상품의 마케팅을 지원하고 ‘시장백과사전’ 등 전통시장에 대한 콘텐츠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상생을 위한 방안이다. 그러나 혜택은 소수에게만 돌아가고 결과적으로 콘텐츠 확충이 네이버의 독점 지위만 공고히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지난해 5월부터 네이버는 지위 남용 등 여부로 공정거래 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수백억원대의 과징금이 예상됐지만, 지난해 말 불공정행위를 자진 시인하며 과징금을 면했다. 지난 1일 네이버는 3년간 피해구제, 상생지원, 분쟁조정 등에 사용할 1,000억원의 기금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작년 7월에 이미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가 발표한 상생협력안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네이버의 독점 상황은 우려할만하다. 네이버는 자사 콘텐츠 보호가 심하다. 검색결과 상위에는 대부분 네이버 내부의 페이지가 우선적으로 노출된다. 이 페이지들은 원문이 아닌 불법 스크랩한 경우가 많다. 결국 콘텐츠를 생산하는 타 사이트 가운데 소규모의 사이트는 페이지뷰가 떨어지고, 결국 고사할 수밖에 없다. 네이버로 집중되는 인터넷 사용은 네이버 밖에 있는 온라인 세상을 파괴한다.

한 예가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다. 2009년부터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부동산 서비스를 운영했다. 이유는 ‘부동산 전문업체들 정보에 허위 매물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네이버가 자체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부동산 전문업체들의 매출이 급감했다. ‘부동산퍼스트’, ‘스피드뱅크’ 등 몇몇 업체들은 문을 닫았다. 골목상권침해 논란이 일자 작년 8월 네이버는 부동산 사업을 철수하고 부동산 전문업체의 정보를 유통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네이버가 기술혁신을 통해 시장을 창출하기보다 중소업체들이 키워놓은 시장을 독점적 지위를 통해 싹쓸이한다는 비난이 많다. 네이버가 지금까지 진출했다 정리하거나 분리시킨 사업은 ‘네이버 부동산’을 포함해 ‘윙버스(여행정보)’, ‘윙스푼(맛집정보)’, ‘라이프키친(레시피)’, ‘네이버 쿠폰’, ‘샵N(온라인쇼핑)’ 등이다.

  네이버는 "네이버 꺼져"라는 시위에서 자유롭나  
▲ 작년 11월 이해진 의장은 12년만의 공식석상에서 정부의 규제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여전히 네이버의 독점적 지위는 법과 규제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목소리가 높다. 시장 지배적 지위가 해소되지 않은 채 강제성 없는 권고안만으로는 근본적으로 네이버의 ‘골목상권침해’ 논란이 해소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송경희 미래부 인터넷정책과장은 “권고안으로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글로벌 규제 추세와 기준을 고려해 정부 입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포털 규제 움직임에 대해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작년 11월 12년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해 “다른 것은 몰라도 역차별은 없어야 한다”며 “기업들이 잘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헌 대표 역시 “점유율은 독점의 결과물이 아니라 검색 품질에 대한 냉정한 이용자의 선택의 결과”라고 말한 바 있어, 비판 여론들과는 시각차를 분명히 했다.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지난 한 해 동안 21위에서 6위(23조원)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SK하이닉스, POSCO, 한국전력, 기아차 등 대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매출은 2조원,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한다. 직원수는 2,60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