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과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에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거래 종료를 요구했다.
금호산업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HDC현대산업개발이 거래 종결을 회피하면서 그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는 점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요구하는 HDC현대산업개발에 충분한 자료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계약을 맺기 전 실사 단계에서부터 자료가 제공됐고 계약을 맺은 뒤에도 인수준비위원회 활동, 자료발송, 대면보고 등을 통해 정보를 지속적으로 넘겨줬다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기본적 계약서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이다.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12월27일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을 맺은 뒤 대규모 인수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해왔다는 점도 짚었다.
아시아나항공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HDC현대산업개발 인수준비위의 실사, 검증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왔다고 강조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 부담을 감수하면서 모든 협조를 제공했다”며 “이는 국내 인수합병 역사상 전례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실사 요구에도 반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계약상 중요한 부분에서 명백한 확약 위반 등으로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요구했다.
금호산업은 재무제표 대비 실적 악화, 채권은행 추가 차입, 영구 전환사채 발행 등은 모두 HDC현대산업개발 경영진에게 보고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에 설명할 때에는 어떠한 문제나 의문점을 제기하지 않고 느닷없이 공문을 통해 재점검을 요청해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진뿐만 아니라 채권단도 매우 당황스러워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실사 요구를 거래 종결을 회피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바라봤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이 진정성 있는 인수 의사를 지니고 인수 이후 대응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재실사라면 협조할 여지가 있다는 뜻을 보였다.
금호산업은 “최대한의 신의성실을 다하는 차원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협의의 가능성은 열어 놓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