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발굴 사업,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질주  
▲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7일 중국 난징시 신강경제개발구에서 LG화학 배터리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LG화학이 글로벌 1위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하게 됐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직접 발굴한 사업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 테슬라가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2010년 출시한 전기차 로드스터의 배터리 교체 수요에 대한 계약이다. 로드스터는 2012년 신차생산이 중단됐다.

비록 LG화학이 신형 모델에 대한 공급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지만 LG화학이 처음으로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테슬라는 거의 독점적으로 파나소닉으로부터 리튬이온배터리를 공급받았다.

그러나 전기차 생산이 늘어나면서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조달하는 한편 경쟁을 도입해 가격을 낮추고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공급선을 다변화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화학이 테슬라에 대한 공급규모를 늘려갈 가능성이 높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12.9% 점유율로 파나소닉, AESC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LG화학은 올해 들어 중국 등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LG화학은 27일 중국 난징 신강경제개발구에 배터리공장을 준공했다.

난징 배터리공장은 연간 5만 대 이상의 고성능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LG화학은 난징 배터리공장 준공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췄다.

난징 공장은 급격히 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LG화학은 중국 완성차 1위 상하이자동차를 비롯해 16개 완성차제조사들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어 2016년 이후 100만 대 이상의 배터리 공급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난징 공장에 투자를 확대해 생산 규모를 4배 이상 늘릴 계획을 세웠다. 2020년 1조5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중국내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25%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난징 공장 준공식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구 회장뿐 아니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화학 사장, 하현회 LG 사장, 이우종 LG전자 사장 등이 참석해 배터리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구본무 회장은 24년 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며 2차전지 사업 추진을 지시했다. 구 회장은 부회장이던 1991년 영국 출장에서 2차 전지를 접하고 럭키금속에 연구개발을 하도록 했다.

구 회장이 LG그룹 회장에 오른 뒤 1996년 럭키금속 전지 연구조직은 LG화학으로 이동했고 1998년 소형 2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2000년 중대형 전지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전지사업 성과는 미미했다. 2005년 전지사업이 2천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LG그룹 내부에서 사업을 철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래도 구 회장은 뚝심 있게 전지사업을 밀어붙였다.

LG화학은 10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 됐다. 한국, 미국, 중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하며 세계 시장 공략의 발판도 놓았다.

LG화학의 다음 수순은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이다. LG화학은 유럽 현지에 배터리 생산 공장 건립을 오래 전부터 검토해 왔다.

최근 폴크스바겐 클린디젤 사태로 유럽에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위주로 사업전략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이 LG화학 유럽 생산기지 진출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주가는 28일 전일 대비 5.00% 오른 31만5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 때 32만2천 원까지 오르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LG화학 시가총액은 20조8754억 원으로 20조 원을 돌파했다. LG화학 시가총액은 2013년 10월30일 이후 2년 만에 20조 원을 회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