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호산업은 러시아 등 해외에서 기업결합신고가 모두 끝나 인수 선행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에 계약을 마무리하자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HDC현대산업개발에 보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내세우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가까운 시일 안에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8월 중순부터 12주 정도에 걸쳐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재실사와 관련해 인수계약의 기준이 되는 2019년 반기 재무제표 대비 부채와 차입금이 급증하고 순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 올해 들어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없이 진행된 점,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지원이 실행된 점,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과 관련해 계열사에 부담이 전가된 점 등을 들었다.
이 밖에 아시아나항공의 2019 회계년도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부적정인 점, 부채가 2조8천억 원 추가 인식되고 1조7천억원 추가적 차입이 진행되고 있는 점, 영구전환사채의 추가 발행으로 매수인의 지배력 약화가 예상되는 점 등도 재점검을 요청했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관련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와 계열사 사이 저금리 차입금 부당지원 문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포트코리아 런앤히트 사모펀드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 등에 관해서도 확인을 요구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4월 초부터 지금까지 15차례 정식 공문을 보내 재점검이 필요한 사항을 보냈지만 지금까지 공식적 자료를 비롯해 기본적 계약서도 받지 못했다"며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거래종결을 요구하는 것은 계약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해제권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26일 HDC현대산업개발의 공문과 관련해 대응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도 27일 내부 대책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