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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동양 '백조'로 탈바꿈, 지분 경쟁 벌어지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10-23 16: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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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이 법정관리 2년 만에 알짜기업으로 환골탈태했다.

동양을 탐내는 기업들이 지분을 늘리며 동양을 품에 안을 기회를 엿보고 있다.

◆ 동양, 백조로 재탄생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은 최근 모든 채무를 갚고 법정관리 졸업 요건을 갖췄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6부(윤준 수석부장판사)는 20일 동양이 회생채권 중 미변제 잔액 1779억 원을 변제해 채무 변제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법정관리 동양 '백조'로 탈바꿈, 지분 경쟁 벌어지나  
▲ 유경선 유진기업 회장.
법원은 “회생신청 당시 3만7천 명의 대규모 채권자를 피해자로 만들고 파산까지 우려된 동양이 극적인 반전으로 실질변제율 100%를 초과 달성한 것은 국내 회생절차의 전무후무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동양이 2013년 10월 법정관리를 시작한지 2년 만이고 2014년 3월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한지 1년반 만이다.

동양은 회생계획안에서 채무액 중 일부는 출자전환하고 일부는 10년간 현금으로 변제하기로 했는데 현금변제액인 7100억 원을 모두 청산했다.

동양이 조기 회생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계열사들을 높은 가격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동양은 2014년 7월 동양매직을 시장에서 예상한 가격의 2배 수준인 2798억 원에 NH-글랜우드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동양은 또 2014년 8월 동양파워를 4311억 원에 포스코에너지에 팔았다. 회생계획안에서 동양파워는 1391억 원으로 평가됐다. 동양파워 지분 19.99%를 보유하고 있었던 동양은 지분 매각으로 862억 원을 확보했다.

동양은 올해 동양시멘트 지분을 삼표컨소시엄에 7943억 원에 매각했다. 시세보다 2배 가량 높은 금액으로 동양시멘트를 매각하면서 채무를 모두 청산하고 현금유입 효과까지 얻었다. 이로써 동양은 약 5천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게 됐다.

◆ 유진기업-파인트리자산운용 동양 인수 놓고 신경전 벌이나

법원은 아직 동양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동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분률 1% 미만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가 전체 주식의 86%에 이를 정도로 주식이 분산돼 있다. 동양 매각을 서둘러 자금을 회수해야 할 대주주도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무주공산인 셈이다.

당장 동양 인수전이 벌어질 경우 가장 유리한 곳은 유진기업이다.

유진기업은 9월 동양 지분 5.67%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뒤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12일 기준 유진기업이 보유한 동양지분은 7.05%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유진기업은 지분 보유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유진기업이 언제든지 경영 참여로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유진기업은 수도권 레미콘 시장 15.2%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레미콘 1위 기업으로 동양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양은 법정관리 이후 하락세이기는 하지만 레미콘 시장에서 1.6%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유진기업의 사업영역이 수도권에 집중된 반면 동양은 창원, 부산, 익산 등 지방에 레미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법정관리 동양 '백조'로 탈바꿈, 지분 경쟁 벌어지나  
▲ 최병길 동양시멘트 대표이사.
유진기업의 뒤를 따라 동양에 관심을 나타낸 곳은 파인트리자산운용이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은 21일 동양 지분 6.27%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월 들어 공시 의무 발생 기준인 5% 미만에서 단숨에 유진기업의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지분을 끌어올렸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은 2009년 설립된 자산운용사로 부실채권과 부동산 펀드 운용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출신 임수현 대표이사가 파인트리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업계에서 파인트리자산운용 지분 확보에 맞서 유진기업도 지분을 늘릴 것으로 본다. 두 기업이 지분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떠오른다.

◆ 삼표, 동양에 관심 없을까

동양시멘트를 끌어안은 삼표도 동양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이 삼표가 동양시멘트 인수대금으로 납부한 자금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표가 동양을 인수하면 이를 회수할 수 있다.

삼표가 동양 인수까지 염두에 두고 상당한 재무부담을 짊어지면서 동양시멘트를 고가에 인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표와 유진기업은 레미콘기업 1위 자리를 두고 겨루는 경쟁사다. 유진기업이 레미콘 출하량 1위지만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이루면 앞으로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하는 것을 삼표가 보고만 있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표가 동양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표는 지난달 7943억 원에 동양시멘트 인수를 최종 마무리했다.

삼표는 22일 동양시멘트 대표이사에 최병길 삼표산업 사장을 선임하고 이정수 삼표기초소재 대표이사, 정대현 삼표이앤씨 대표이사, 이재헌 삼표산업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해 동양시멘트 경영진을 물갈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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