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1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 신한금융지주가 큰 차이로 앞섰지만 앞으로 KB금융지주에는 상대적으로 호재가 많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21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이 2분기 실적을 각각 발표한다.
KB금융지주는 2분기 신한금융지주보다 많은 순이익을 거둬 분기기준으로는 순이익 1위를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지주는 2분기 사모펀드 관련 악재를 피한 반면 신한금융지주는 2분기 관련 손실이 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2분기에 8822억 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는 순이익 855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KB금융지주보다 270억 원가량 적다.
1분기에는 신한금융지주가 2천억 원 넘는 차이로 1위를 지켰지만 2분기에는 KB금융지주가 격차를 줄이면서 1위 탈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신한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 부진에는 사모펀드 관련 손실액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라임 펀드와 관련해 선보상 비용 850억 원이 발생했다”며 “독일헤리티지 부동산 파생결합증권(DLS) 손실에 따른 추가 충당금 700억 원 등 신한금융투자에서만 세전 기준으로 1500억 원을 웃도는 비용을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KB금융지주는 2분기에는 사모펀드 관련 추가 비용이 없다. 1분기에는 KB증권에서 라임 펀드 관련 평가손실 400억 원과 일회성 충당금 190억 원 등이 발생했지만 2분기에는 관련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
앞으로 두 금융지주의 1위 경쟁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대손충당금, 사모펀드 관련 손실, 새로 편입되는 자회사 실적 등이 꼽힌다.
대손충당금은 금융회사가 대출 등 고객에게 빌려준 돈에서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를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계정이다.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 건전성 지표가 높아지지만 수익성 지표에는 악영향을 끼친다.
신한금융지주는 하반기에 사모펀드 관련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펀드 가운데 일부는 아직 손실규모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 펀드에서 손실이 확정되면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과 제재절차가 별도로 진행될 수도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KB금융지주는 호재가 남아 있다.
KB증권은 1분기에 적자를 내며 KB금융지주의 발목을 잡았으나 2분기에 반등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외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운용수익이 늘어나고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주식위탁 수수료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푸르덴셜생명 순이익도 이르면 3분기부터 KB금융지주 순이익에 반영된다. KB금융지주는 3분기 안에 푸르덴셜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푸르덴셜생명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은 1408억 원이다.
다만 KB금융지주 내부에서는 순위를 놓고 신중한 분위기가 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1위 탈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1위를 예상하기는 힘들다”며 “KB금융지주가 지금까지는 사모펀드 사태 등 악재를 피하기는 했지만 내부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3조311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917억 원 차이로 신한금융지주에 밀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