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관리회사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11월부터 기업구조조정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금융위원회와 유암코는 은행들과 함께 22일 유암코의 기업구조조정 계획을 담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운영방안’을 발표했다.
|
|
|
▲ 임종룡 금융위원장. |
유암코는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모두 8곳이 참여한다.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운영방안’에 따르면 유암코는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를 설립해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유암코, 채권은행, 민간자본이 사모펀드에 참여해 특정 기업의 채권과 주식을 사들인 뒤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사모펀드는 구조조정을 받는 기업의 정상화 여부를 결정한뒤 재무구조 개선과 신규 자금 지원작업을 수행한다.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경우 핵심자산을 매각해 청산이나 파산절차를 진행한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유암코가 주도하는 기업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채권은행의 부담이 줄고 의사결정도 단순화될 것”이라며 “기업구조조정의 중심을 시장에 넘겨 상시적인 기업구조조정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암코는 금융위의 자본 지원을 통해 최대 28조 원 규모의 기업구조조정을 동시에 수행할 계획을 짜고 있다. 사모펀드가 자기자본의 300%까지 돈을 빌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구조조정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는 유암코에 1조2500억 원을 추가로 출자하고 2조 원 규모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유암코는 여기에 기존 자본과 보유한 회사채를 더해 총 4조2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유암코는 기업구조조정 사모펀드의 전체 지분 가운데 30~50%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사모펀드의 자본 규모는 8조4천억~14조 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구조조정 사모펀드는 구조조정 기업의 채권과 주식을 액면가의 50~70% 선에서 매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모펀드가 모두 12조~28조 원의 채권과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셈이다.
유암코는 소규모 기업구조조정부터 진행할 방침을 세웠다. 유암코는 기업구조조정 경험이 쌓이면 업종과 산업별 구조조정으로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유암코는 기업구조조정본부와 구조조정자문위원회를 내부조직으로 신설하기로 했다.
|
|
|
▲ 이성규 유암코 사장. |
이성규 유암코 사장은 기업구조조정과 부실채권 관리 업무를 총괄한다.
나종선 전 우리은행 지점장은 기업구조조정본부장을 맡아 투자대상을 선정하고 실행하게 된다. 구조조정자문위원회는 법률과 회계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금융위는 10월 안에 은행과 협의를 통해 주주협약을 결정하기로 했다. 11월에는 참여은행들의 개별 이사회를 거쳐 협약을 체결한다.
금융위는 내년 3월 유암코에 대한 추가 출자와 지배구조 개편을 확정하기로 했다.
유암코는 2009년 6개 은행의 출자를 받아 설립된 회사다. 유암코는 지금까지 자산유동화와 기업구조조정 등을 통해 은행권의 부실채권을 처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