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상황 악화에도 증시는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상승으로 투자수익을 거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투자자 불안감이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외국언론이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 "미국 경제상황과 주식시장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며 "미국 증시는 '기회를 놓치는 일'을 막으려는 투자자 의지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가 상승으로 투자수익을 거둘 기회를 잡지 못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주식 매수로 이어져 증시 호조를 이끄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올해 국내총생산 감소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 수준으로 예상되고 코로나19 영향도 계속되며 경제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3월 말을 저점으로 꾸준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어 경제 전망과 갈수록 동떨어진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미국 상장기업 이익 추정치 대비 주가를 나타내는 수치는 역사상 평균보다 약 50% 정도 고평가된 수준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투자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젊은 투자자들이 증시에 대거 유입되며 주식시장이 이전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국 정부에서 검토중인 경기부양정책과 관련한 기대감도 증시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제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나타난 증시흐름이 투자자들에 학습효과를 일으켰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증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09년 3월까지 모두 45%에 이르는 감소폭을 보였지만 2009년 말까지 가파르게 상승해 감소폭을 대부분 만회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대다수 투자자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와 같은 투자기회를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것"이라며 "이런 심리가 최근 증시 상승에 원인을 제공했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단기간에 주가 급등으로 큰 투자수익을 거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투자자 심리가 반영돼 최근 경제상황 악화에도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부양에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더욱 굳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군중심리가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올해 말 증시는 3월 저점 대비 약 40% 오른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10일 미국 증시에서 S&P500지수는 3월 저점 대비 약 42.4% 오른 31.85.04포인트로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