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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여론전에 나서며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원롯데, 원리더’ 구상에 맞서 한국과 일본의 분리경영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과 화해할 여지도 남겨 신동빈 회장이 이를 수용할지 주목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1일 연합뉴스를 방문해 이전처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경영하고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를 맡는 방안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해결을 위한 타협점을 제시한 것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전체 롯데그룹을 총괄하고 내가 일본 비즈니스를 맡으면서 계속 한국 롯데에 대한 자금 지원을 하고 동생(신동빈 회장)은 그 자금을 받아서 한국 비즈니스를 키우는,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올해 들어 롯데홀딩스 이사를 포함해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형제가 한국과 일본을 분할해 경영하는 구도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원상복구'를 바라고 있는 것이며 이는 곧 신동빈 회장이 맡아온 한국 롯데까지 욕심을 내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아버지의 뜻을 따른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재 (롯데 사업이) 업종·국가별로 잘 나뉘어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누가 (총괄회장) 후계자가 될지는 아버지가 나중에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경영권 향배를 가를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의 표심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종업원지주회는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를 지배하는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를 접수하면서 종업원지주회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70년 동안 아버지가 회사(롯데홀딩스)를 운영하셨기 때문에 종업원, 임원들의 절대적 신뢰와 지지를 얻고 있다”며 “아버지의 지지를 제가 받는 것이 분명해지면 종업원지주회도 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싸움이 장기화하는 데 대해 안타깝다는 심경도 나타냈다. 그는 “나도, 신동빈 회장도 그룹의 성장을 원하는데 빨리 해결이 안 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런 공세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대책마련에 나섰다.
롯데그룹 사장단은 21일 오전 중구 남대문로 롯데카드 사옥에서 회의를 열었다.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이 이날 회의를 주재했으며 롯데카드 채정병 사장과 롯데인재개발원 박송완 원장, 롯데손해보험 김현수 사장 등이 참석했다.
롯데그룹 후계 다툼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 논란 등과 맞물려 ‘효자 대 불효자’의 대결구도로 신동빈 회장에 불리한 분위기가 조성되자 계열사 사장단이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법적 소송 등 공세를 강화한 뒤로 경영권 분쟁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동안 롯데그룹에서 소진세 대외외협력단장 총괄사장이나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 등 핵심 측근들이 주로 나서 사안별로 대응해왔다.
롯데그룹은 이날 회의가 하반기 실적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열린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