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잇단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지난 달 모바일 카드결제 서비스가 일주일 넘게 먹통이더니 이번에 ‘앱카드’를 해킹당했다. 다른 카드사의 개인정보유출로 고객들의 카드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신뢰와 관련된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원 사장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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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
삼성카드는 앱카드를 해킹당했다고 경찰과 금융당국에 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한달 동안 고객들의 해킹관련 신고가 300여 건에 이르자 삼성카드가 스스로 신고한 것이다. 피해규모는 고객 50여 명, 피해금액은 6천만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앱카드란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설치해 사용하는 카드를 일컫는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1월부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운영해왔으나 해킹사고가 터지면서 현재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앱카드 가입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삼성카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스마트폰 스미싱’에 의한 것이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에 있는 인터넷 주소로 접속하면서 피해자 모르는 사이에 악성코드를 설치하고 개인 및 금융 정보를 빼내는 방식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핸드폰에서 공인인증서 정보를 빼내 다른 스마트폰에 앱카드를 개설하고 결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스미싱을 이용해 정보를 빼낸 일당은 환금성 게임사이트를 통해 환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삼성카드는 지난달에도 결제서비스 서버를 운용하는 삼성SDS의 과천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8일간 중단해 고객들에게 원성을 샀다. 여기에 해킹사고까지 벌어지면서 삼성카드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원 사장은 카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카드회사 전반에 대한 고객불신이 확대되는 것도 문제다. 지난 1월 터진 국민, 롯데, 농협의 개인정보유출사건의 여파로 삼성카드도 1분기에만 2만여 명의 고객이 빠져나갔다. 원 사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유전자를 삼성카드에 심어 카드업계 1등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는데 이런 포부가 흔들리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12일 현대카드, 신한카드 등 삼성카드를 제외한 주요 5개사 실무자를 긴급소집해 모바일 카드시스템을 긴급점검했다. 기타 카드사는 해킹에 대해 “알려진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