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맞으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일이 흔해졌다.
국내 여행이 외면받고 있다. 천편일률적 축제 등에 콘텐츠가 쏠려있어 풍요 속에 빈곤이라는 지적이 높다.
◆ 해외여행객 갈수록 늘어
18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연휴(9월25~29일) 이용객 가운데 출국자는 35만8649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추석연휴보다 12%나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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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지난 8월14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추석연휴가 지난해보다 하루 짧았는데도 해외여행 수요는 지난해보다 12.6% 늘었다. 모두투어도 이 가간 해외여행 수요가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두투어의 경우 추석연휴 때 일본여행 수요가 엔저효과를 등에 업고 54% 성장했다. 짧은 연휴인데도 먼 거리의 유럽여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늘었다.
대한항공은 추석연휴 때 인천에서 스위스 취리히, 오스트리아 빈, 체코 프라하 노선 여객기의 전 좌석이 완판됐다. 아시아나항공도 당시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터키 이스탄불 등 여객기의 좌석이 모두 매진됐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여행이 여전히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여행에 대한 수요도 회복됐다”며 “특히 4분기 장거리 여행비중이 확대돼 여행회사 매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여행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은 2005년 1천만 명을 돌파한 뒤 지난해 1600만 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매년 10% 안팎의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
해외여행객이 느는데 저비용항공사의 출현으로 여행비용 부담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도 올해 1인당 평균 해외지출 경비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며 “해외여행은 크게 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여행에 대한 관광객들의 문의는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여행 ‘축제’에 쏠림현상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해마다 9월~10월이면 여행철을 맞아 지역특산품 등을 주제로 한 축제를 쏟아낸다.
올해도 10월에만 부산 광안리 불꽃축제, 부산 자갈치축제, 임실 치즈축제, 횡성 한우축제 등 축제 수십개가 한꺼번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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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부산 광안리 불꽃축제가 열린 2014년 10월25일 밤 1시간 동안 광안리 앞바다에서 불꽃쇼가 펼쳐졌다. |
특정지역에서 여는 축제에 여행객 쏠림현상도 여전하다.
부산 광안리 불꽃축제의 경우 11년째 부산 최대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올해의 경우 오는 23일과 24일 열리는데 130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광역시는 올해부터 일부 불꽃축제 관람석에 대해 유료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유료 관람석은 모두 1만 석으로 특별석(R석) 10만 원, 일반석(S석) 7만 원에 판매됐는데 12일 1차 2차 판매분이 모두 매진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치즈를 테마로 한 임실치즈축제는 8일부터 11일까지 10만여 명이 찾았다. 전국어린이 치즈요리왕 선발대회, 긴피자 만들기 등의 체험위주 행사로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반면 충청남도는 9일부터 10일까지 내포신도시에서 ‘꽃과 드론축제’를 열었으나 관람객이 적었다. 충청남도는 꽃행사장과 드론경기대회 등 다양한 콘텐츠에 욕심을 내다가 세금만 낭비하고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도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여행 전문가들은 국내 관광 콘텐츠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지도가 있는 축제의 경우 여행객들이 너무 몰려 교통난과 바가지 요금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역별로 균형있는 축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지 않으면 해외여행 선호현상은 점점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