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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지난 8월11일 임팔라를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
한국GM이 준대형 세단 임팔라의 국내생산 여부를 놓고 손익계산을 따지며 고심하고 있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이 임팔라의 국내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국내생산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임팔라를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수입차라는 매력이 사라져 인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 국내생산, 임팔라 매력 떨어뜨릴까
16일 업계에 따르면 임팔라의 국내생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대기시간이 더 짧아지고 가격도 싸지는 것 아니냐는 긍정적 의견도 많지만 국내생산에 대해 부정적 반응도 만만찮다.
임팔라가 인기를 끌고 있는 데는 미국에서 생산된 수입차인데다 한국GM의 판매망과 정비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동시에 작용했다.
그런데 국내에서 생산하게 되면 이런 매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대리점에서 판매사원들은 임팔라 구입을 권유하며 나중에 구매하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임팔라를 받게 된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생산하게 되면 원가절감을 위해 부품을 교체하는 등 품질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한 올란도 차량의 로어암 부품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다른 재질로 바꾼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출시 초기 고가의 알루미늄 부품을 장착했다가 주철 부품으로 바꾼 것이다.
주철 부품과 알루미늄 부품의 가격차이는 많게는 두 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주행성능과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부품교체가 이뤄진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한국GM의 신뢰도에 흠집을 내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 국내생산까지 첩첩산중
임팔라의 국내생산이 실제 이뤄지기까지 걸림돌도 많다.
자동차를 생산하려면 공장에 생산라인을 설치해야 한다. 라인을 설치하려면 보통 1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부품 조달을 위한 협력사도 구해야 하고 차량 품질검사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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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8월11일 쉐보레 임팔라를 공개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
이 과정이 완료되기까지 최소 1년은 걸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한국GM이 올해 안에 국내생산을 결정한다 해도 실제 국내생산에 들어가려면 2017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 기간에 임팔라의 인기가 식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신차가 나온 뒤 3~4달 반짝 높은 인기를 누린 뒤 인기가 조금씩 식는다.
한국GM의 실패작으로 불리는 알페온 역시 출시 초기 성적은 좋았다.
알페온은 2010년 출시된 뒤 처음 석 달 동안 각각 1천여 대, 1290여 대, 1740여 대 판매됐다. 하지만 그 뒤 판매량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임팔라가 준대형 세단으로 판매량이 높지 않은 차급인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내년에 신형 그랜저와 신형 K7을 출시하는 점 역시 임팔라의 판매량을 보장할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이 때문에 한국GM이 모기업인 미국 GM에 임팔라의 국내생산을 요청한다 해도 GM 입장에서 수락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물론 임팔라가 국내에서 생산되면 한국GM과 협력사 등 지역경제에도 큰 보탬이 된다. 한국GM은 GM이 2014년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면서 생산물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