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네트웍스가 CJ올리브영과 CJ시스템즈의 합병으로 출범한지 1년이 다 돼 가는데도 화학적 결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25)씨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CJ그룹 경영권 승계의 발판이 될 곳으로 여겨진다.
이씨는 CJ올리브네트웍스 대주주로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회장은 대법원에서 배임혐의 등에 대해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 석방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건강에 어려움을 안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씨가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 CJ올리브네트웍스, 합병 화학적 결합에 고심
16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가 유통과 IT의 이질적 조직문화를 통합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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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민회 CJ올리브네트웍스 총괄대표. |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올리브영과 CJ시스템즈의 합병으로 출범했지만 유통과 IT의 접목을 통한 신사업 확대라는 애초의 합병목표에 걸맞은 구체적 사업방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유통과 IT라는 이질적 사업이 통합되면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말이 CJ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CJ올리브네트웍스은 여전히 경영이 이원화해 있다. 유통부문은 서울에, IT부문은 분당과 인천 송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CJ올리브네트웍스 경영진들은 무엇보다 두 조직의 화학적 융합과 소통확대가 시급하다고 보고 워크숍 개최 등 다양한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유통부문과 IT부문 협업이 있을 경우 서울과 분당 두 곳 모두에 부서가 있다”며 “가시적으로 협업을 통한 이윤이 창출되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결제시스템 구축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올리브영과 CJ시스템즈가 지난해 12월 합병해 출범했다. CJ시스템즈는 CJ그룹의 온라인결제와 전산업무를 총괄하는 SI회사다. CJ올리브영은 국내 1위 헬스&뷰티스토어로 국내 44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허민회 총괄대표는 합병 당시 “CJ올리브네트웍스를 CJ그룹의 신유통 계열사로 성장시키겠다”며 “올리브영 점포에 IT시스템을 접목하겠다”고 밝혔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시장의 기대는 높은 편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CJ올리브네트웍스가 국내와 중국 유통망을 이용해 CJ헬스케어의 건강식품을 판매할 것”이라며 “CJ그룹은 CJ올리브네트웍스나 CJ푸드빌 등 비상장 자회사를 통해 중국과 동남아 매출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올해 매출 9700억 원과 영업이익 59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이선호,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경영수업 받을까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씨는 대주주로서 CJ올리브네트웍스의 경영에 관심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가끔씩 찾아 주요 현안을 파악하고 있다.
CJ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선호씨가 CJ올리브네트웍스의 대주주이기 때문에 CJ올리브네트웍스 사업에 관심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나이가 어리고 아직 사원 신분이기 때문에 경영참여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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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이선호씨. |
이씨는 CJ올리브네트웍스을 방문하더라도 기존 임원진이 불편하게 여길 가능성을 우려해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씨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CJ그룹 주요 계열사의 대주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재현 회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가 합병으로 출범하기 직전 CJ시스템즈 지분 15.1%를 이씨에게 물려줬다.
이씨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1.30%를 보유하고 있다. 이씨는 지주회사 CJ(76.07%), 이재현 회장(11.35%)에 이어 CJ올리브네트웍스 3대주주에 올라있다.
이선호씨는 CJ올리브네트웍스 외에 씨앤아이레저산업(37.89%), CJ파워캐스트(24%), CJE&M(0.6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씨는 2013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CJ그룹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CJ제일제당에서 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씨가 본격적으로 CJ그룹의 경영일선에 나설 경우 CJ올리브네트웍스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CJ그룹 경영총괄을 맡았던 허민회 총괄대표에게 CJ올리브네트웍스를 맡긴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이씨가 아직 어린 만큼 허 총괄대표가 병풍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CJ올리브네트웍스가 성장해 지주회사인 CJ와 합병하는 등의 방식으로 CJ그룹이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