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의 기업 신용등급을 이전과 같은 ‘Baa1’ 등급으로 유지했다.
등급을 유지한 근거로는 2020년과 비교한 향후 수익 전망이 밝다는 점과 현대자동차의 대규모 유동성을 들었다.
▲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사옥. |
무디스는 11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기업 신용등급을 이전과 같은 ‘Baa1’ 등급으로 각각 유지했다.
이에 앞서 무디스는 3월27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신차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들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검토대상에 올렸다.
그러나 이번에 무디스가 세 기업의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검토대상에서 빠졌다.
기업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됐다.
유완희 무디스 부사장 겸 선임크레디트담당관은 “현대차는 자동차 판매량의 반등과 제품 생산배합(믹스)의 개선을 바탕으로 향후 1~2년 동안의 전체 수익성이 2020년과 비교해 의미 있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돼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활동이 줄어들면서 2020년 기준으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2019년보다 2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021년 자동차 판매량은 2020년보다 11.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수시장의 회복력과 미국시장 점유율 확대 등에 힘입어 2020년 판매량 감소에 따른 실적 타격이 비교적 덜할 것으로 무디스는 예상했다.
무디스는 현대차가 보유한 대규모 유동성을 바탕으로 시장의 충격에도 재무적 완충력을 갖췄다고 바라봤다. 무디스는 현대차가 향후 1~2년 동안 7조 원 규모의 순수한 유동성을 손에 쥐고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 부사장은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회사 운영과 소유권 측면에서 현대차와 높은 연계성이 있다”며 “이를 고려해 현대차에 내린 신용등급 조치를 나머지 두 회사에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기아차가 마케팅과 디자인을 뺀 모든 영역에서 현대차의 운영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현대모비스도 현대차와 서로 특별한 상호지원을 나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