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 롯데칠성음료 통합대표가 주류부문 제품 라인업을 재정비해 맥주사업에서 흑자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11일 “올해 롯데주류는 핵심 브랜드가 안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주류의 핵심 브랜드는 클라우드 브랜드를 말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여름을 앞두고 클라우드 브랜드를 활용한 생맥주 제품인 클라우드생드래프트를 1일 내놓았는데 앞으로 피츠 등 다른 브랜드보다는 클라우드 단일 브랜드에 마케팅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생드래프트는 이 대표가 롯데칠성음료 통합 대표이사에 오른 뒤 처음 내놓은 신제품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3월27일 롯데칠성음료 주주총회에서 “빅 브랜드의 지속적 관리와 면밀한 시장 분석을 통한 제품력 강화, 사회적 책임 활동 확대 등을 통해 기업과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가 기존에 클라우드로 차별화를 꾀했다면 클라우드생드래프트는 대중화를 염두에 뒀다.
맛은 대중적 라거제품의 가볍고 시원한 맛을 살렸으며 도수도 국민도수라고 할 수 있는 4.5도로 낮췄다.
1위 브랜드인 카스는 도수가 4.5도, 이를 바짝 뒤쫒는 테라는 4.6도, 롯데칠성음료의 기존 클라우드 맥주는 5도다.
디자인에서는 청색계통을 사용해 시원한 느낌을 강조하고 브랜드 모델로 인기 배우인 박서준씨와 계약해 젊고 신선한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다만 생맥주 특유의 시원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살려 클라우드생드래프트만의 특징은 남겼다.
이를 놓고 맛과 제품 디자인, 마케팅에서 카스와 테라 등 1, 2위 맥주 브랜드를 참고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롯데칠성음료가 2014년 ‘다른 맥주와는 다르다’, ‘물을 타지 않았다’는 구호를 들고 고급스런 이미지를 강조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롯데칠성음료가 기존 전략을 크게 바꾼 모습에서 이번 클라우드생드래프트는 결코 실패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클라우드의 매출도 점차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새 브랜드인 피츠를 야심차게 내놓았지만 시장 반응이 싸늘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클라우드를 출시한 2014년부터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주류부문 영업이익은 2013년 691억 원이었으나 2014년 449억 원, 2015년 452억 원, 2016년 274억 원으로 떨어지더니 2017년 420억 원 영업손실을 내 적자로 돌아섰다.
주류부문 적자규모는 2018년 590억 원, 2019년 588억 원에 이른다. 2020년 1분기에도 영업손실 176억 원을 냈다.
더구나 롯데칠성음료 재무 건전성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에게는 주류부문 반등이 절실하다.
롯데칠성음료 부채비율은 2014년 77%, 2015년 85%, 2016년 96%, 2017년 166%, 2018년 171%로 가파르게 늘었다. 2019년 부채비율은 165%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