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통화정책에서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국내 수출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특히 우려했다.
 
한국은행 "코로나19 장기화 대비해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

▲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11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국내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 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진자 수는 2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축소될 것으로 봤다. 국내에서도 더 이상 대규모 확산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전망에 따라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0.2%, 물가상승률은 0.3%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세계경제가 하반기부터 개선되겠지만 속도나 시기 등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이에 따라 국내외 경제 및 정책운영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채권 매입 같은 공개시장 운영과 금융중개지원대출 등 기존 정책을 보완하거나 아예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 등 적절한 정책수단을 동원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금리) 실효하한은 가변적”이라며 “여건 변화에 따른 평가를 반영해 기준금리 운영을 결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 생산과 교역의 감소 정도가 금융위기 당시보다 심각한 것으로 봤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여건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고 봤다. 금융위기 때보다 우리나라와 교역이 늘어난 중국·아세안 국가들의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한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 이후에는 각국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휴대전화나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가 늘어 반도체 수출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기계류 등의 수출은 국제유가 급락으로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이나 건설 발주와 송유관 수요도 위축되기 때문에 결국 저유가가 선박과 철강 등의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은행은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둔화, 무상교육 확대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크게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이런 요인들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상당 폭 반등하는 등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