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전통주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통주의 품질을 높이고 생산과 유통을 체계화해 전통주산업의 기반을 다지면서 국제적 인지도를 지니는 전통주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농식품부 전통주 육성 본격화, 혼술문화 대응해 품질 높이기가 핵심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전통주산업법)은 11일부터 시행한다. 

전통주는 국가 및 시·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나 대한민국식품명인이 제조한 술(민속주), 농업인이 지역농산물로 제조한 술(지역특산주), 전통주에 준하는 우리술(탁주·약주·청주·과실주·증류식소주) 등을 말한다. 

개정된 법의 핵심 내용은 전통주업계에서 자조금을 조성하면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전통주 자조금은 생산자 조합 및 단체의 회원이 자율적으로 납부해 조성하게 되는 데 전통주의 수급조절, 품질향상, 홍보, 판로 확대 등에 쓰인다. 

농식품부는 전통주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통주 전문 지원기관 설립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전통주산업의 발전전략과 ‘전통주산업진흥원(가칭)’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4월부터 시작된 ‘전통주 양조장 역량 강화 상담(컨설팅)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은 전통주업체가 혼술(혼자 마시는 술)·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등 주류 소비문화에 대응하고 주류의 품질을 고급화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농식품부의 전통주산업 육성정책은 관계부처의 규제완화 추진으로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법개정 등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주류규제 개선방안’에 따르면 전통주 제조업자들은 앞으로 위탁생산과 택배를 활용한 배송을 할 수 있게 된다.

농식품부는 위탁생산을 허용하게 되면 전통주 종류와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에는 주류 제조업자가 다른 제조업자에 술 생산을 주문할 수 없어 전통주 제조법을 지니고 있어도 자체 제조설비를 갖추지 못하면 생산이 불가능했다. 

또 택배를 활용한 배송이 가능해지만 전통주 판로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주류 운반을 하려면 '주류 운반차량 검인 스티커'를 부착해야하는데 이 때문에 영세한 전통주업체도 운반차량을 직접 소유하거나 임차하는 방식으로 주류를 운반해야 해 유통비용부담이 컸다. 

이밖에 소규모 주류 제조업자가 업장에서 판매하는 주류에는 세금이 면제되고 주류 소매업 면허가 있는 전통주 홍보관에서 주류 시음행사도 가능해진다. 

농식품부는 그동안 전통주산업을 육성하고 국제적 인지도를 지닐 수 있는 전통주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농식품부는 2016년 제조면허를 도입하면서 시설요건을 완화하는 등 진입장벽을 낮췄으며 2017년 7월부터는 온라인을 통한 전통주 판매를 허용해 판로를 확대했다.

이런 육성정책을 통해 농식품부는 전통주산업의 규모를 2022년까지 출고액 기준 7000억 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통주산업 규모는 2016년 출고액 기준 396억 원에 불과했다.

김종구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전통주산업이 성장하도록 지원해 국산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의 활력도 높일 수 있도록 전통주업계와 함께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