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커진 공인회계사회장 선거 5파전, 전자투표에 젊은 회계사 변수

▲ (사진 윗줄 왼쪽부터)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 정민근 안진회계법인 부회장, 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 (아랫줄 왼쪽부터)김영식 삼일회계법인 회장, 황인태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제45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에 역대 최다인 5명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선거에 처음으로 전자투표제가 도입됐는데 젊은 회계사들의 선택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제45대 한국공인회계사회 선거에 5명이 입후보하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과거 선거에는 보통 3명 정도 후보가 나왔는데 역대 가장 많은 5명이 후보 등록을 했다”며 “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학계, 정치권 출신까지 다양한 경력을 지닌 후보들이 새 회계제도 안착과 회계개혁 완성에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바라봤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연봉 5천만 원의 비상근 명예직이다.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금융협회장들이 3억~7억 원 사이 연봉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회계개혁을 위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감사인 등록제, 표준감사시간제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위상이 높아졌다.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맡았던 최중경 회장이 2016년부터 4년 동안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을 맡아 신외부감사법 도입 등을 이끌며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6월17일 열리는 회장 선거에 (기호순으로)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 정민근 안진회계법인 부회장, 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 김영식 삼일회계법인 회장, 황인태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가 출마했다.

무게감 있는 후보들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에 도전하면서 선거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채이배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신외부감사법)을 발의했다. ‘회계개혁의 완성’을 내걸었다. 

정민근 후보는 2016년부터 약 4년 동안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 겸 미래전략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견회계법인 협의회 회장을 지낸 최종만 후보는 ‘상생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신외부감사법 도입으로 중소법인은 오히려 소외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후보는 국내 1위 회계법인을 이끈 경험을 지녔다. ‘대타협’을 위해 대형 회계법인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본다.

황인태 후보는 2016년 회계제도개선 책임연구원을 맡아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표준감사시간제, 감사인 등록제 등 회계 개혁을 기틀을 잡는 연구를 수행했다. 회계사 권익보호를 앞세운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전자투표가 선거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K-vote 시스템을 통해 선거를 치른다”며 “총회장까지 방문하기 어려웠던 회계사들이 전자투표를 통해 쉽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선거는 현장투표로 진행돼 투표율이 30% 정도에 그쳤다. 

전자투표 도입으로 투표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젊은 회계사 표심이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인회계사 등록회원은 5월 말 기준으로 약 2만1천 명이다. 이 가운에 40세 이하 회원은 63% 정도를 차지한다.

모든 후보자가 젊은 회계사들의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회계사 합격자 인원 축소를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젊은 회계사의 마음을 잡기 위한 것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임기는 2년이다. 1번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최중경 회장은 2016년 6월 회장에 당선돼 2018년 연임에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