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이 은행의 건전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7일 ‘코로나19, 전개상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실물경제에 집중하느라 신경을 안 쓰고 있지만 금융기관 건전성 문제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빚으로 일단 위기 상황을 넘기려는 한계기업들이 늘면서 일시적으로 기업대출이 늘어난 사례도 있기 때문에 은행을 중심으로 건전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기업 원화대출 증가액은 2월 5조1천억 원, 3월 18조7천억 원, 4월 27조9천억 원으로 매달 크게 증가하고 있다.
4월 기업대출 증가액은 2019년 4월보다 4.2배 늘었는데 코로나19 위기로 기업 자금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가 빠르게 끝나지 않으면 갑자기 늘어난 기업대출이 부실화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가계대출 부실 가능성도 지적했다.
그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커지고 실업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대출의 건전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이 많은 한국에서 경기침체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대출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의 건전성이 나빠지는 가운데 수익성도 악화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은행은 2019년 순이익 14조4천억 원을 거뒀다.
저금리 등으로 순이자마진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대출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앞으로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경기침체로 대출이 줄어들고 부실대출만 늘어나면 은행의 수익성을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