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전 총리(가운데)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치와 균형' 포럼 간담회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세몰이에 분주하다.
민주당 안에서 '
이낙연 독주'는 안된다는 분위가가 나타나고 있어 이 전 총리로서는 당대표를 넘어 대통령선거까지 도전하기 위해서는 당 안에서 지지기반을 굳건히 해야 한다.
5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당권 대권 논란 가열을 경계한다’는 글을 통해 “대선주자가 7개월짜리 당권에 나서는 것도 당 운영의 원칙과 책임, 그리고 우리에게 닥친 엄중한 책임을 생각할 때 우리의 선택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의 당대표 도전 여부와 관련해 민주당 당헌당규상 당대표와 대선주자 분리 규정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민주당 내 86그룹 의원들의 개혁성향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이 전 총리에 당대표 출마를 다시 생각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이 전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
김부겸 전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하고 김 전 의원을
정세균 총리가 지원하기로 했다는 말도 나왔다.
정 총리는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제 머리 속은 코로나 방역 및 위기 극복과 관련된 걱정과 고민으로 가득 차 있다”며 “코로나 방역에 온 힘을 쏟아도 모자랄 판에 무슨 정치행보나 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데 전적으로 억측이고 오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 역시 당대표 도전과 관련된 발언은 전혀 하지 않고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만 보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당내에서 맡고 있는 직책인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 자격으로 지역 피해 상황을 직접 점검한다며 3일부터 전국 순회 간담회를 열고 있다. 3일 충북 청주에 이어 8일에는 경남 창원, 12일에는 전북 전주, 18일에는 강원 원주 등에서 간담회를 연다.
그러나 이런 전국 순회를 놓고 겉은 '코로나19 극복'이지만 실질은 8월 전당대회와 대선 도전까지 고려한 ‘전국적 세몰이’ 정치행보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이 전 총리는 전국 순회를 앞두고 당대표 도전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려 했으나 당대표 도전 선언이 전국 순회와 맞물려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선언을 뒤로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전국 순회 전에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면 전국순회 일정의 의도를 놓고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며 “이 전 총리는 전국 순회를 마친 18일 이후에나 당대표 도전과 관련해 생각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총리는 당내 지지세를 모으는 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지박 정무직 공직자 등 출신 의원들로 구성된 당내 모임인 ‘자치와 균형’ 발족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자치와 균형’에서
이광재,
송영길, 우원식, 김두관 등 의원들과 상임고문을 맡는다. 공동대표는 김철민, 맹성규, 서삼석, 염태영 의원 등이다.
자치와 균형 발족과 관련해 이 전 총리가
이광재 의원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 의원은 자치와 균형 발족에 제안 단계부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이 당내 주요 세력인 친노의 중심인물이라는 점, 강원도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전 총리가 당내 기반을 넓히고 호남 외 지역에서 지지세를 넓히기 위해 이 의원과 연대할 유인이 충분해 보인다.
이 전 총리는 4·15 총선이 끝난 뒤인 4월28일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에 포스트코로나대책본부를 새로 만들고 이 의원에게 본부장을 맡겼다.
이 의원은 4월22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가 도와 달라 요청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이 전 총리는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본다”며 “이제는 세력을 만드는 정치가 아니고 국민에게 먼저 얼마나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정책적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