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0-06-04 16: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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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가 전통장류시장에서 쌓아온 정체성과 발효기술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소스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힘쓰고 있다.
4일 샘표식품에 따르면 올해 박 대표는 올해 샘표식품 방향성으로 ‘맞춤형’과 ‘프리미엄’을 제시했다.
▲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
샘표식품은 집밥과 가정간편식 확대흐름에 발맞춰 전통간장을 변화해 만든 소스인 ‘계란이 맛있어지는 간장’, ‘만두가 맛있어지는 간장’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겨냥하고 있다.
소비자의 식습관에 맞춘 '소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샘표식품은 이런 용도별 소스를 계속해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샘표식품은 보유하고 있는 핵심기술인 콩 발효기술을 응용한 다양한 고부가가치 상품도 내놓고 있다.
샘표식품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장류 이외에 요리에센스와 식초, 장아찌와 통조림, 요리양념, 찌개양념, 국시장국, 요리육수 등이 있다.
샘표식품의 장류 외 부문 대표상품은 요리에센스 연두다.
샘표식품은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요리의 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 끝에 2010년 조선간장을 베이스로 한 요리에센스 연두를 내놨다.
연두는 출시 초기에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2012년 리뉴얼을 거친 뒤 간장이나 조미료가 아닌 ‘요리에센스’로 포지셔닝하고 100% 식물성인 점을 강조해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탔다. 채식주의가 일상화된 유럽과 북미에서도 2018년 이후부터 가치를 주목받고 있다.
연두는 2019년 매출이 200억 원 수준으로 같은해 샘표식품 장류 외 부문 매출인 1221억 원의 16.3%를 차지했다. 간장류를 제외하면 샘표식품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냈다.
박 대표가 샘표식품 간장사업을 고도화하면서 소스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정체된 한국 전통장류시장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식생활의 서구화,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로 전통장류의 소비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aT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2018년에 발간한 국내 가공식품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고추장, 된장, 간장 청국장 등 전통장류의 전체 생산액은 2013년 7837억 원에서 2017년 7230억 원으로 7.7% 감소했다.
올해 발표된 2018년 말 기준으로는 생산액이 7800~7900억 원 규모에서 정체돼 있다.
박 대표는 정체된 전통장류 시장의 돌파구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소스시장에서 찾고 있다.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한 국내 소스시장 규모는 1조9100억 원에 이르며 해마다 10%씩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소스시장 규모를 2조2000억 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샘표식품은 발효기술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소스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그동안 해마다 매출의 4~5%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연구개발 역량을 키워왔다. 샘표식품 전체 직원 중 20%가 연구인력이다.
샘표식품은 2013년 충북 오송에 국내 최대 규모 발효 전문 연구소인 ‘샘표 우리발효연구중심’을 설립했다. 2016년부터는 사내에 '우리맛 연구팀'이라는 조직도 신설해 식재료 본연의 맛과 향은 물론 최적의 조리법을 연구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18 해외한식당협의체 강연에서 "콩을 발효해 만든 한국의 장류는 글로벌 채식 트렌드와 잘 맞아 해외 유명 셰프들은 연두를 매직소스라고 부르고 있다"며 "한국의 장이 세계적 소스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샘표식품은 2020년에도 변화하는 식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며 “소비자들이 더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집밥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