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4분기에 D램의 출하량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트리플레벨셀(TLC) 낸드플래시를 확대해 D램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 덕분에 양호한 실적을 거두지만 4분기에는 실적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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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모바일 D램의 비중을 늘리고 PC D램의 비중을 줄였다. PC시장의 정체에 따라 PC D램의 가격이 급락하는 데 대응하기 위한 조처였다.
그러나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4분기에 스마트폰시장의 성장 둔화에 따라 모바일 D램의 출하량이 크게 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이폰6S는 출시 초반에 수요가 좋지만 연말로 갈수록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역시 모바일 D램 수요를 크게 끌어올려 줄 제품이 없어 4분기 모바일 D램의 판매량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D램 제조업체들은 제품 가격이 점차 하락하지만 수요 증가로 이를 만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출하량 증가가 부진할 경우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DDR4의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려 하지만 이것만으로 4분기에 실적 성장을 이뤄내기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3분기보다 13% 줄어든 1조1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며 “PC업황은 4분기에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모바일 D램 수요가 부진하면서 전체 D램 출하량 증가가 부진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4분기 실적 개선에 낸드플래시 사업의 성과가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다.
SK하이닉스는 트리플레벨셀(TLC) 낸드플래시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TLC는 셀 하나에 3비트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저장 효율을 높인 낸드플래시다. 원가를 기존 제품보다 줄이는 효과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6S에 들어가는 TLC 낸드플래시를 처음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TLC 제품 확대로 매출이 개선될 것”이라며 “애플의 아이폰 6S 낸드플래시에 들어가는 TLC확대는 3분기 말 이후에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범 BNK증권 연구원은 “2015년 말 기준으로 TLC 낸드플래시 비중이 40%에 이를 것”이라며 “양산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물론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거둘 수 있는 성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가 트리플레벨셀(TLC)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기는 했지만 낸드플래시 시장 1위 삼성전자와 격차가 크다.
여기에 도시바 등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들도 TLC 낸드플래시 비중을 확대하고 있어 이들 업체들과도 경쟁을 벌여야 한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이 도시바, 마이크론에 밀려 4위에 그치고 있다.
반도체 전자상거래업체 디렘익스체인지는 “올해 4분기에 낸드플래시 공급업체들이 10나노대 공정 비율을 80%로 늘리면서 공급을 늘리고 있어 내년 1분기까지 공급과잉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