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에 따르면 미국 NBC유니버설과 업무협약에 따라 서로의 콘텐츠를 전략적으로 사고팔자는 기본 틀 아래 본계약의 구체적 사항들을 조율하고 있다.
콘텐츠웨이브는 SK텔레콤이 2019년 1월 지상파방송3사와 합작해 만든 법인으로 새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웨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올해에도 웨이브 오리지널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NBC유니버설이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콘텐츠 수출을 진행할 것”이라며 “초기에는 주로 드라마 콘텐츠 위주로 수출하고 점차 아이돌 콘텐츠와 예능 콘텐츠도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사업에서도 ‘초협력’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넷플릭스를 향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시작하면서 또 다른 골리앗의 어깨에 올라타는 방법을 선택했다.
박 사장은 인공지능, 5G통신, 클라우드게임 등 각 영역에서 전방위적 ‘초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며 글로벌사업자들과 연맹을 구축해왔다.
쿈텐츠웨이브가 손을 잡은 NBC유니버설은 세계적 미디어·엔터테인먼트기업인 '컴캐스트'의 100% 자회사다. 2019년 매출은 약 41조 원 수준이다.
NBC유니버설은 미국 지상파방송 NBC와 계열사인 영국 SKY채널을 포함해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자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피콕(Peacock)' 출시를 앞두고 있다.
SK텔레콤은 웨이브 플랫폼으로 당장 해외서비스를 시작하기보다는 우선 자체제작 콘텐츠를 해외에 유통해 수익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해외 유통수익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콘텐츠를 유통할 시장이 커지면 투자수익도 덩달아 커지면서 자연스레 더욱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된다.
이는 웨이브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핵심적이고 필수적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박 사장은 지상파3사와 손잡고 웨이브를 내놓을 때 토종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웨이브로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사업자에 대항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아가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글로벌시장에서 SK텔레콤의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2020년에만 웨이브의 자체 콘텐츠 제작에 600억 원을 투자하고 2024년까지 웨이브에 모두 3900억 원가량을 투입한다.
박 사장은 웨이브 출범 뒤 열렸던 2019년 3월 주주총회에서 “넷플릭스가 한국을 지배하면 안 된다는 사명감을 지니고 토종 1위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웨이브로 넷플릭스와 경쟁할 것”이라며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를 고민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세계적으로 강력하다 보니 경쟁보다는 넷플릭스를 마케팅 관점에서 도입해 수수료 10%를 얻는 전략을 추진하는데 한국 미디어 콘텐츠는 반도체만큼 중요한 사업”이라며 콘텐츠 투자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다만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시장을 선점한 넷플릭스가 최근 한국·아시아 콘텐츠 제작에 더욱 투자를 늘리며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어 박 사장은 ‘K-콘텐츠’를 놓고 쉽지 않은 싸움을 각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웨이브는 올해 최대 8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을 세워뒀다.
이미 MBC와 SBS, 채널A 등의 드라마 4편에 관한 투자를 확정했고 앞으로 지상파와 종편 드라마, 아이돌 예능 프로그램을 더 오리지널 라인업에 추가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