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은 ‘렘데시비르’가 국내에도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9일 충청북도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중앙임상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렘데시비르의 해외의약품 특례수입을 신청할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중대본 "식약처에 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 특례수입 신청"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본부장은 “28일 중앙임상위원회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며 “대체할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상황에서 의학적으로 렘데시비르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는 23일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임상연구를 통해 미국에서 최초로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은 의약품이다.

렘데시비르는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증식을 멈추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본부장은 “중앙임상위원회에서 경증이 아니라 폐렴이 있고 산소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중증도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하는 게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며 “렘데시비르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이 임상실험을 할 때도 어느 정도 중증도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해서 투약을 했고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폐렴이 있고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5일 정도 투약한 뒤 환자상태에 따라 5일을 더 연장하면서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는 절차 등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우선 약품 확보를 위한 첫 단계로 식약처에 특례수입을 신청한다.

특례수입은 국가 비상상황에서 사전 신고 없이 의약품을 외국에서 들여올 수 있게 한 제도다. 식약처의 심의를 통해 의약품 수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미국과 국내에서 진행되는 렘데시비르의 임상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서 이 약물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이 약물이 실제로 쓰이게 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 본부장은 “약품 확보는 제약사와 협의해 별개로 진행해야 한다”며 “현재 렘데시비르의 공급이나 생산이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라서 확보시기와 관련해서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